폼페이오 “비핵화 실질적 전전 있어야만, 北美 3차 정상회담 개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6일 11시 32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1월 대선 전 북-미 3차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충분한 진전 가능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실무회담의 진전 없이 대선을 위한 정치적 목적의 회담은 미국 또한 추진한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15일(현지 시간) 의회전문매체인 더 힐이 주관한 대담 행사에서 북한과의 정상회담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에서 설정한 결과들을 이뤄내는 데 실제 진전을 볼 충분한 가능성이 있을 때에만 정상회담에 관여하기를 원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대선이 다가오고 있고 북한은 엇갈린 신호들을 보내왔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엇갈린 신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10일 내놓은 담화 내용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은 당시 담화에서 “조미수뇌회담이 불필요하며 우리에게 무익하다”면서도 “하지만 두 수뇌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그는 미국의 7월 4일 독립기념일 행사 동영상이 담긴 DVD를 얻고 싶다며 이를 계기로 미국과의 접촉을 원하는 듯한 메시지도 보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대담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비핵화 및 궁극적인 갈등 해결, 한반도의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며 “이를 위해서는 (대화) 의지를 가진 파트너가 필요하지만 북한은 현재 시점에서 잠재적 해법에 이를 수 있는 방식에 참여하지 않기로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대화에 나서기를 기대한다”며 “우리는 완전히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미션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이 그동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막아왔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제는 더 어려운 문제에 접근해 미국민의 안보 뿐 아니라 북한 주민을 위해 보다 나은 성과를 확보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뉴욕이코노믹클럽과의 대담 행사에서도 대선 이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금은 7월”이라며 “그렇게 되지(개최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다만 “머지않아 고위급 회담이 열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방한했던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밝힌 대로 북한 카운터파트와의 회담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는 발언이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14일 갱신한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 보고서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들은 북한이 역내 탄도미사일 방어망을 피할 수 있는 신뢰할만한 핵 전투 능력을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의회는 주변국에 시급한 단기적 위협이 되고 있는 이런 진전을 고려해 미국의 대북 정책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는 게 의회조사국의 제언이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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