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보츠와나서 코끼리 수백마리 의문의 집단 폐사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2일 11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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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전염 가능성 배제 못해…조사 결과 나오기까지 수주 걸려
"코로나19 처럼 공중보건 위기 가능성도"

아프리카 코끼리의 3분의 1이 서식하고 있는 보츠와나에서 지난 두 달 동안 코끼리 수백마리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채 발견되는 ‘전례없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고 BBC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니얼 매캔 박사는 보츠와나의 오카방고 삼각주에서 지난 5월 초부터 350마리가 넘는 코끼리 사체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보츠와나 정부는 코끼리들이 왜 죽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며 사체들 표본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앞으로 몇주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에 본부를 둔 자선단체 ‘국립공원 구조’(National Park Rescue)의 매캔 박사는 그의 동료들이 5월 초 오카방고 삼각주 상공을 비행하면서 169구의 코끼리 사체를 발견, 처음으로 보츠와나 정부에 경고했으며 한 달 뒤 또다시 187구의 사체를 추가 발견, 총 350구가 넘는 사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코끼리들의 죽음은 가뭄과는 무관하며 규모로 볼 때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보츠와나 정부는 지난 5월 상아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을 들어 코끼리 집단 폐사의 원인에서 밀렵을 배제했다.

매캔 박사는 “코끼리만 죽어 있을 뿐 다른 것(의문스런 정황)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밀렵꾼들이 청산가리를 사용했다면 코끼리 외에 다른 동물들도 죽었을테지만 전혀 없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보츠와나에서 최소 100마리의 코끼리를 죽음으로 몰아간 탄저균 감염도 원인에서 잠정 배제했다.

그는 얼굴을 땅에 박은 채 죽어 있는 모습과 다른 코끼리들이 원을 그리며 걷는 모습 등은 무엇인가가 코끼리의 신경계를 공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맥캔 박사는 코끼리 집단 폐사의 원인이 무엇이든 그 기원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으면 인간에게도 전염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동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의심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예로 들면서 “코끼리의 집단 폐사가 지금으로선 보존상의 재앙이지만 공중보건 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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