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과 관련해 “중국이 거짓정보 확산에 관여하고 있다”고 거듭 비판하고 나섰다.
일본 아사히·니혼게아자이신문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아시아 언론들과의 전화 회견에서 중국 당국을 겨냥, “바이러스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어느 나라가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지를 놓고 세계에 혼란을 낳고 있다. 책임을 피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는 작년 12월31일 세계보건기구(WHO) 중국사무소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원인 모를 폐렴이 집단 발병했다”는 비공식 정보를 입수·보고한 이래 이날까지 전 세계 200개 나라에서 78만여명의 감염자를 낳았다. 사망자는 3만7000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최근 중국에선 지표상 코로나19 확산이 종식 국면에 접어들자 “코로나19 발원국이 중국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고, 심지어 “우한에 (코로나19) 대유행을 가져온 건 미군일 수도 있다”(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는 ‘음모론’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작년 10월 우한에선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참가한 미군 선수들 중에 코로나19의 ‘페이션트 제로’(최초 감염자)가 있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 등은 미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공식 석상에서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Chinese virus)” “우한 바이러스(Wuhan virus)”로 부르며 유행 초기 중국 당국의 은폐 시도와 늦장 대처 등의 책임을 부각하는 데 주력해온 상황.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회견 발언 또한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회견에선 그동안 코로나19를 지칭할 때 쓰던 “우한 바이러스” 대신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공식 명칭인 “코비드19(COVID-19)”를 사용했다고 닛케이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통화 뒤엔 “아주 좋은 대화를 마쳤다”며 중국과의 코로나19 대응 협력 의사를 밝힌 사실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코로나19) 검사, 감염자, 치명률, 잠재적 치료법 등의 정보는 제때 정확히 제공되는 게 중요하다”이라며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이란에 대해서도 코로나19에 관한 투명한 정보 공개를 촉구했다.
그는 “거짓정보를 만들어내는 정부는 세계가 생명을 구할 능력을 해칠 뿐”이라며 “위기 극복은 세계 전체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도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향후 미중관계에 대한 질문엔 중국 당국의 현지 주재 미국 언론사 기자 추방 조치 등에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협력 강화를 위한 모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제2단계 무역합의도 머지않았다”고 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코로나19로부터) 미국민을 보호하고 세계와 미국경제가 한시라도 빨리 제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발병 초기 ‘은폐’ 논란을 낳았던 중국 정부는 현재 ‘대유행’을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마스크와 진단검사도구 등 보건·의료장비 지원·수출에 힘을 쏟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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