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 코로나19 도움 거절…“적대적 음모일 뿐”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23일 22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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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국민들 생계 어려움은 美 제재 때문"
최고지도자 "美, 믿을 수 없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도움 제안은 이란을 표적으로 한 또 다른 음모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 등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각료 회의에서 이란의 높은 실업률과 경제적 어려움은 미국의 경제 제재 때문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일부 국민들이 일자리도 없이 엄청나게 심각한 여건에서 생활하는 상황은 미국에 책임이 있다”며 “미국에 이 지역과 이란에 대한 최악의 범죄를 저지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이 선진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더 나은 여건 속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료적 필요와 병상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주말 연설에서 “신뢰할 수 없다”며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지원을 거절했다.

하메네이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적대적 음모의 일환으로 코로나19 사태를 조성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스스로도 의료 장비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는 데도 이란에 도움을 주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미 존스홉킨스 대학 집계 기준 현재까지 이란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만3049명이다. 이 가운데 1812명이 숨졌다. 확진자 수로 따지면 중국, 이탈리아, 미국, 스페인, 독일에 이어 가장 코로나19 피해가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국제사회가 체결한 이란 핵협정(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이란의 핵개발을 이유로 2018년 탈퇴한 뒤 이란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미국의 제재 때문에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미 국무부는 이란의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해지자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런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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