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아픈데…” 코로나에 갈 곳 없는 일반 환자들

  • 뉴스1
  • 입력 2020년 2월 20일 14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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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베이성에서 의료 인력과 물품이 거의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에게 집중돼 다른 일반 환자들이 외면당하고 있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의료진과 병상, 의약품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도로와 검문소 곳곳이 봉쇄되면서 사람들이 필요한 약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한에 사는 대학생 완루이(21)는 급성 림프성 백혈병을 앓고 있어 골수 이식이 필요하다. 후베이성 북부로 병원을 옮겨야 하지만 도시가 봉돼되면서 떠나지 못하는 처지가 되자 화학요법과 진통제에 의존해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다.

임신부 케이티량(35)은 면역체계 장애의 일종인 항인지질항체증후군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 혈액 응고 위험이 높아 하루 두 번씩 에녹사파린 주사와 아스피린 알약 처방이 필요한데 감염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병원 외래 방문이 금지됐다.

저장성 동부에 사는 메이슨첸(23)은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보균자다. 그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샤오간시에 왔다가 도로 봉쇄로 돌아갈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당초 17일 분량의 약을 가져왔지만 다 떨어진 후 시내로 몰래 나가려다 마을 사람들에게 붙잡혀 얻어맞을 뻔 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보건당국은 코로나19 감염 환자들이 아닌 다른 일반 환자들을 위한 병원을 따로 지정했다. 이들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단체와 개인들이 나서기도 했다.

2월 초에 결성된 한 자원봉사자 단체는 지역 내 임신부 500명에게 차량과 의료기관 방문을 지원해주고 있다. 최근 이 단체는 산모 35명이 출산하는 것을 도왔다.

하지만 자원봉사자를 통해 겨우 병원에 가도 필요한 의약품을 공급받으려면 여러 차례 전화로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절차가 복잡하다고 WSJ는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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