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北 러시아 대사 “北 ‘크리스마스 선물’ 없었던 건 제재완화 결의안 때문”

  • 뉴스1
  • 입력 2019년 12월 31일 10시 13분


코멘트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 <출처=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 페이스북> © 뉴스1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 <출처=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 페이스북> © 뉴스1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대사가 최근 자국과 중국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함께 제출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덕에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 도발이 없었다는 주장을 폈다.

마체고라 대사는 30일(현지시간) 보도된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선물’이 없는 건 우리 결의안 초안이 안보리에 제출돼 현재 이사국들이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결의안이 북한 비핵화 관련 북미 간 협상에 닥칠 수 있는 ‘부정적 시나리오’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그동안 올 연말까지 미국이 적대시 정책 철회 등 한반도 정세에 관한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고 경고해온 상황. 특히 지난 3일엔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 명의 담화에서 ‘연말 시한’을 재차 거론하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주장, 북한의 성탄절 전후 도발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중국 정부는 이달 16일 유엔 안보리가 그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목표로 시행해온 대북제재 가운데 일부를 해제·완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안보리에 제출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사실 이 결의안은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광범위한 국제적 협상 기회를 미국에 주는 것”이라며 “적어도 우리 결의안은 ‘위기’의 시작을 늦추고 당사국들에게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또 장기적으로 볼 때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이 연말에 폭탄을 터뜨리거나 미사일을 발사하기만을 기다린다고 생각하지 말라”면서 “모든 북한 사람들은 그(도발의) 결과를 완전히 이해하고 계산하고 있다. 아직 정해진 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반도) 상황이 매우 엄중한 건 맞다”고 지적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미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선 “미국은 제재 압박의 보편성에 자신감을 갖고 사실상 북한 지도자(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면서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는 방향으로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행동을 할 때만 북한도 협상 테이블에 앉는 데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북미 간) 연락사무소 개설과 (한국전쟁) 종전선언 채택 같은 미국의 제안엔 별로 관심이 없다”면서 “북한을 정면으로 압박하면서 그런 상징적 조치를 제안하는 것은 바로 현지 속담에서 말하는 ‘등 치고 간 내는 소리’밖에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아직은 (북미 협상이) 위기를 향해 가는 걸 멈출 수 있다”며 북한이 새해 연휴 뒤에도 도발하지 않는다면 그 이후 타개책을 모색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마체고라 대사는 “김 위원장 스스로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