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부모와 트럼프에 '대북 은행거래 제한' 승인 촉구
상하원 통과한 NDAA에 포함돼...트럼프 서명 시 자동 발효
미국의 상원의원들이 북한에 억류됐다가 석방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북 은행거래 제한 법안의 승인을 촉구했다.
웜비어의 부모인 프레드·신디 웜비어는 이날 미 국회의사당에서 민주당의 셰로드 브라운, 크리스 반 홀렌 상원의원, 공화당의 롭 포트먼, 팻 툼니 상원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호소했다고 USA투데이, 더힐, ABC 등이 전했다.
반 홀렌 의원은 “우리는 (북한이) 진지한 협상을 할 수 있도록 경제적 압박을 추가적으로 강화하는 방식으로 북한 도발에 대응하겠다는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여기 모였다”고 말했다.
툼니 의원은 대북 제재가 확실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책임지고 감독하겠다며 “(북한의) 행동에 면제를 받을 만한 매우 실질적인 변화가 있지 않다면 (제제가) 실제로 부과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토 웜비어 북한 핵 제재 및 이행 법안’(이하 오토 웜비어법)이 담긴 2020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을 조속히 승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NDAA는 전날까지 상하원 승인을 마치고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 놓고 있다.
‘오토 웜비어법’은 불법 대북 금융 거래를 돕는 해외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 의무화를 골자로 한다. 북한과 거래하거나 대북 거래를 도운 개인, 기관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신규 계좌 개설을 제한한다는 내용이다.
오트 웜비어법은 트럼프 대통령이 NDAA에 서명하면 자동으로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NDAA가 상하원을 통과하면 즉각 서명하겠다는 뜻을 이미 밝힌 바 있다.
반 홀렌 의원은 오토 웜비어법이 발효되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들이 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트먼 의원은 제재 부과를 강조하는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신뢰한다고 주장했다.
포트먼 의원은 사실상 북한이 웜비어를 살해했다며, 웜비어가 살아있었다면 그 역시 이 법안을 지지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라운 의원은 “프레드와 신디가 공화당원인지 민주당원인지는 모른다”며 “이들이 아들과 이 나라를 사랑한다는 건 분명하다. 아들이 사망한 이후 이들이 매순간 기울여 온 헌신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말했다.
웜비어의 모친 신디는 “나쁜 합의를 하지 말라. 그들이 하는 말을 믿지 말라.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행정부에 대북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북한을 향해서는 “당신들이 아들을 절대 잊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부친 프레드는 “이 법안은 북한이 일정 수준 관여하도록 강요할 수단을 추가로 제공하기 때문에 우리의 노력에 매우 중요하다”며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웜비어는 2016년 1월 북한 관광을 갔다가 평양의 한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같은 해 3월 북한으로부터 15년 노동 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웜비어는 2017년 6월 북한에 들어간 지 17개월 만에 혼수 상태로 석방됐지만 엿새 만에 사망했다. 그는 북한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심각한 신경 손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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