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명소 한류거리 가보니…反韓 감정 전혀 안 느껴져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31일 09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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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부터 한류 거리에 핫도그 매장이 우후죽순 생겼어요. TV에 나온 이후 치즈닭갈비 인기가 핫도그로 넘어온 것 같습니다. (일본 10년 거주 A씨)

지난 27일 도쿄 한류 중심지로 불리는 신오쿠보 거리. 큰길을 사이에 두고 액세서리·화장품·음식점을 알리는 한글 간판이 100m가량 이어졌다. 일대 거리는 10∼20대 일본 젊은이들로 가득 찼다. 액세서리 판매점에선 아이돌 가수 BTS와 트와이스 영상이 나왔다. 일본 여학생들은 넋을 잃고 TV를 응시하고 있었다.


◇ 日, 한식에 열광…치즈닭갈비→핫도그 유행 번져


일본의 무역 보복 조치로 국내에서 불매운동이 거세게 나타나고 있는 것과 달리 현지에선 ‘반한’ 분위기는 좀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일본인들은 국내 유명 아이돌 가수에 열광했고 치킨·떡볶이를 즐겨 먹고 있었다.

최근 일본에선 핫도그 열풍이 불고 있다. 과거 치즈닭갈비 인기가 핫도그로 이어졌다. 국내에선 인기가 시들해진 1000원대 핫도그가 일본 TV에 소개된 이후에 유행처럼 번졌다는 게 현지인의 설명이다.

이날 찾은 신오쿠보 한류 거리 핫도그 매장 앞엔 일본인들이 줄지어 있었다. 인근에서만 핫도그 가게 약 10곳이 문을 열고 영업 중이었다. 핫도그를 받아들고 인증샷을 남기는 일본인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가격은 400엔(약 4800원) 안팎으로 국내보다 2∼3배 비쌌다. 한국에선 핫도그 인기가 어떠냐고 직원은 되물어보기도 했다. 그들은 일본인의 반한 감정을 묻는 말에 선을 그었다.

현지 직원은 ”한국 관광객이 일본까지 와서 비싸게 팔리는 핫도그를 사 먹지 않는다“며 ”매출 90% 이상은 일본인이고 나머지는 중국인“이라고 설명했다.

저녁 시간 신오쿠보 거리 굽네치킨 2곳 매장 안엔 ‘치맥’을 즐기는 일본 젊은이들로 인산인해였다. 외부도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대기자가 있었다. 인근 유명 아이돌 가수가 방문한 사진을 내건 분식집 앞도 분위기는 같았다.

한 한국인 직원은 ”일본인이 한국에서 ‘치맥’ 문화를 경험하고 돌아와 한류 거리를 찾고 있다“며 ”정치적인 문제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 반한 감정 못 느껴…도쿄 시내 한국어 안내 다수 있어

도쿄 시내 전반적으로 일본인의 반한 감정을 체감할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국내 관광객이 많이 찾는 잡화점 돈키호테엔 한국어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접근성이 좋은 1층엔 한국의 소주·라면·과자가 진열돼 있었다.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이 있다는 안내 표지판도 눈에 띄었다. 유명 맛집엔 ‘한국어 메뉴판’은 필수였다. 한 한국인 직원은 ”한일 관계가 안 좋다는 이야기는 알고 있다“면서도 ”한국 손님이 줄었다고 느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 관광국(JNTO)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 여행자 수는 753만8952명이다. 일본 전체 외국인 방문객 중 한국인이 24%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그만큼 한국인에 반한 감정을 드러내긴 어렵다는 해석이 가능했다. 일본인은 한국의 불매운동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현지 한국인 설명도 납득할 수 있었다.

다만 극우 세력이 반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혐한 감정이 없다고 단정하기도 힘들다는 견해가 나오는 배경이다. 일본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K씨는 ”회사 내에서 한국인을 앞에 두고 반한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진 않는다“며 ”유흥업소 밀집 지역에선 일본어에 서툰 한국인을 비하하며 욕설을 내뱉는 경우를 자주 봤다“고 말했다.

(도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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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오쿠보거리에 있는 아리랑 핫도그©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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