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그저 작은 미사일 실험했을 뿐…무슨 일 일어날지 지켜볼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6일 15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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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그들은 정말로 보다 작은 미사일(smaller ones) 외에는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아 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소형 미사일은) 많은 국가들이 실험하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나는 우리가 북한과 관련해 매우 잘 지내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이 상황이 계속 지속될 것이란 걸 의미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대화의 판을 깨지 않는 선에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북한이나 이란이 몰아붙일 경우 미군이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진행자의 발언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 그러나 당신의 발언은 다소 절제된 표현”이라며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군사적 옵션까지 고려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블룸버그TV에 출연해 “2,3주 내에 북한과 실무협상 재개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북한과) 외교적으로 나아갈 길과 협상을 통한 해결책이 있다고 계속 확신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또 폭스뉴스에 출연해 “김 위원장(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DMZ(비무장지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 ‘핵실험을 하지 않고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를 계속 피하겠다’는 것과 ‘협상팀을 복귀시키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당시 약속을 언급한 것은 북한의 이번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약속을 파기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더는 도발이 일어나지 않기를 촉구한다”며 “행정부는 북한과의 외교적 관여에 전념하고 있다. 우리는 실무 협상이 진전되는 것을 계속 압박하고 희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모든 주체는 (유엔 안보리의) 결의에 따른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며 “목표에 도달했다고 믿을 때까지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협상의 판을 깨는 도발로 보는 확대 해석하는 것을 자제하면서도 추가 도발을 경고하는 신중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국방부 대변인을 인용해 “미 고위관리가 ‘우리는 북한이 한국시간으로 25일 새벽 6시 전에 두 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인지하고 있다. 이를 북한의 신형 미사일 시험(test)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리는 ‘이 두 발의 단거리 미사일은 한국 및 미국에 위협이 아니며 방어 태세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조야에서는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북한의 추가 도발 우려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채 정상회담에 참여해왔다”고 비판했다.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북미간 신속한 실무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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