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하야부사2, 소행성 지하 물질 채취 성공…“100점 만점에 1000점”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12일 1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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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책임자 "태양계 역사의 조각들을 손에 넣어"

일본의 우주탐사선 ‘하야부사2’가 지구에서 약 2억 4000㎞ 떨어져 있는 소행성 ‘류구’의 지하 물질을 채취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12일 보도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은 지난 11일 하야부사2가 같은 날 오전 10시께 류구의 인공 분화구(크레이터) 인근 지점에 착륙했으며, 분화구 모래 및 돌 채취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태양빛이나 방사선에 풍화되지 않은 모래나 돌을 채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하야부사2는 올 2월 류구에 1차 착륙하는데 성공했으며, 이어 4월에는 소행성 사상 처음으로 류구에 인공 분화구를 만들었다.

하야부사 2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쓰다 유이치(津田雄一) 매니저는 11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태양계 역사의 조각들을 손에 넣었다. 100점 만점에 1000점”이라며, 하야부사2가 채취한 자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류구는 지구와 화성의 궤도 부근을 도는 직경 약 900m의 소행성이다. 소행성은 태양계의 화석이라고도 불린다. 지구 같은 행성은 탄생 시에 고온의 마그마로 덮여 표면 성질이 바뀌지만 소행성에서는 그러한 현상이 일어나지 않아, 태양이 탄생한 약 46억년 전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류구 지하에도 태양계가 탄생한 약 46억년 탄소 및 유기물이 풍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야부사2가 채취한 류구의 지하 물질을 상세히 분석하면, 원시 태양계에 존재한 물질의 수수께끼 및 지구상의 생명의 재료가 된 물질의 근원이 밝혀질 가능성이 있다. 약 46억년 전 태양계 탄생 당시 생성된 그대로 보존된 물질을 조사함으로써 태양계의 생성과정이나 생명탄생의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지구의 생명을 구성하는 유기물과 류구에서 46억년 전의 모습 그대로 보존된 유기물의 성질이 유사하다면, 생명의 기원이 지구 밖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구상의 생명이 사용하는 아미노산의 일부는 태고의 지구에 충돌한 소행성 등에 의해 초래됐다는 설도 있다.

특히 류구에는 탄소가 풍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야부사2가 채취한 물질에도 탄소를 주성분으로 하는 아미노산 등의 유기화합물이 포함됐을 수 있다. 아미노산은 햇빛이나 열에 변형되기 쉽지만, 류구 지하에서 보존됐다면 변질되기 이전의 상태 그대로 보존됐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하야부사 2는 올 가을까지 탐사를 지속한 후 올 연말 귀로에 오른다. 지구에 도착하는 것은 오는2020년 말로, 류구에서 채취한 모래와 돌을 담은 캡슐을 전달해 줄 예정이다. JAXA는 해당 자료를 분석해 오는 2021년 이후 관련 성과를 발표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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