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해 레이와” 日 축제 분위기…두 명의 ‘왕’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1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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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3, 2, 1, 0, 오메데토 레이와(축하해 레이와).”

1일 0시를 기준으로 새 일왕의 ‘레이와(令和)’ 시대가 열리자 일본 열도는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도쿄(東京) 스카이트리의 지상 350m 전망대 유리창은 1일 0시가 되자 ‘레이와’ 글자가 비쳤다. 전망대에 있던 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 축하 인사를 나눴다.

도쿄 시부야(澁谷) ‘스크램블’ 교차로에는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산을 쓴 젊은이들이 가득 모여 카운트다운을 외쳤다. 0시가 되자 “레이와”를 연호하면서 주위 사람들과 손뼉을 맞부딪치고, 동료를 끌어안았다.

새 연호에 맞춰 결혼하거나 혼인 신고서를 제출하는 일본인도 줄을 이었다. 나가노(長野)현 가루이자와(輕井澤) 프린스호텔에서는 0시에 맞춘 ‘레이와 첫 결혼식’이 진행됐다. 전날 오후 11시 50분에 예식을 시작해 1일 0시에 신랑 신부가 키스하는 이벤트를 했다. 도쿄 스미다(墨田) 구청에는 1일 새벽부터 약 50명의 커플이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오전 8시반 구청 문이 열리자마자 혼인신고서를 제출했다.

아키히토(明仁) 상왕이 살고 있는 왕궁인 고쿄(皇居) 인근에는 이날 아침부터 시민들과 여행객들이 몰려 기념 촬영을 했다. 나루히토(德仁) 새 일왕과 마사코(雅子) 왕비가 공무를 하기 위해 차를 타고 고쿄에 들어갈 때 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손을 흔들었다. 일왕과 왕비도 창문을 내려 손을 흔들었다.

국민적 축제 분위기와 달리 일본 내에서 아키히토 상왕의 생전 퇴위에 따른 ‘이중권위’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키히토 상왕이 일체 공무에서 손을 뗀다고 밝혔지만 두 명의 ‘왕’으로 인해 권위가 분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키히토 상왕이 산보 등 비공식 일정에 나설 때도 기자들이 몰려 취재경쟁을 벌일 정도로 여전히 관심이 높다.

마사코 왕비의 적응장애에 대한 걱정도 나온다. 평민 출신인 마사코 왕비는 결혼과 동시에 왕족에 합류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환경 변화 때문에 공식 행사에 참여하는 일이 드물었다. 아사히신문은 “새 일왕 부부는 전 일왕 부부가 했던 모든 공적활동을 이어받지만 마사코 왕비는 적응장애로 요양 중이어서 모든 행사를 소화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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