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가 24.8% 껑충… 종전돼도 고물가 우려

  • 동아일보

지난달 3년10개월만에 최대폭
소비자물가도 1년새 3.1% 올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2026.6.16/뉴스1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2026.6.16/뉴스1
중동 전쟁 여파로 지난달 수입 물가가 1년 전 대비 24.8% 올랐다. 3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의 합의로 전쟁은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고유가, 고환율에 따른 수입 물가는 당분간 꺾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입 물가 상승세가 점점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면서 인플레이션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5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8% 올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크게 올랐던 2022년 7월(25.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수입 물가는 2월 28일 중동 전쟁 발발 이후 3월(20.4%), 4월(20.5%)에 이어 3개월 연속해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0%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품목별로는 원유 가격이 1년 전보다 72.7% 급등했고, 나프타(84.7%)와 벙커C유(73.2%) 등 석탄·석유제품의 가격이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소고기(23.9%)를 포함한 수입 농림수산물 가격도 1년 새 9.7% 뛰었다.

이렇게 오른 수입 물가는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1% 올라 2024년 3월(3.1%)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을 보였다. 더 비싸진 수입 원자재 가격과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물류비 인상 등이 반영되면 이번 달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은은 이르면 7월 기준금리를 인상해 물가 억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원유값 72% 껑충… 소비자물가 더 끌어올릴듯

국내 생산비-물류비 상승 불가피
반도체 포함 전자기기값 2배 뛰며
수출물가 28년만에 최대폭 상승
지난달 수입물가가 1년 전보다 24.8% 올라 3년 10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한 건 중동 전쟁 여파로 치솟은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때문이다.

수입에 의존하는 원유와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한 데다, 월평균 달러당 1490.11원으로 오른 환율 탓에 해외에서 사오는 물건값이 비싸졌다. 미국-이란 전쟁이 마무리되면서 국제 유가는 진정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 물가 오름세 압력은 당분간 꺾이기 어려워 보인다. 수입 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당분간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수입물가는 원재료(38.9%)와 중간재(26.8%) 중심으로 크게 올랐다. 원재료 가운데 원유 가격이 1년 전보다 72.7% 올랐고, 소고기(23.9%) 등 농림수산물 가격도 뛰었다. 중간재는 나프타(84.7%)를 포함한 석탄 및 석유제품이 73.1% 올랐다. 1차 금속제품과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가격도 각각 32.8%, 23.2% 올랐다. 이렇게 오른 원재료와 중간재 가격은 국내 생산비와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져 향후 지속적으로 소비자물가에 부담을 준다.

다만 전달인 4월과 비교하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는 0.3%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5월 들어 소폭 내렸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많이 쓰는 두바이유 가격은 4월 평균 배럴당 105.7달러에서 5월 평균 배럴당 103.15달러로 낮아졌다. 하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61.9% 비싼 가격이다. 또 달러 등 계약통화 기준으로 집계한 지난달 수입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17.7% 상승했다. 원화 기준 상승률보다 낮은데 그만큼 환율 상승의 영향이 컸다는 의미다.

지난달 원화 기준 수출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6.9% 올라 1998년 3월(57.1%)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가 포함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가격이 1년 전보다 104.0% 급등해 전체 수출물가를 견인했다. 특히 반도체 D램 수출가격은 1년 전 대비 259.7% 치솟았다. 환율 효과를 뺀 계약통화 기준으로도 수출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8% 올랐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끝나도 당분간 고유가와 고환율 흐름이 이어져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세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들이 원재료를 들여올 때 부담하는 수입물가가 오르면 기업들의 생산비가 오르고, 시간이 지나면서 가공식품이나 다른 서비스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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