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아들 아이 출산? 어떻게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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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2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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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동성애자 아들 부부를 위해 대리모를 자처하고 나선 60대 여성이 무사히 손녀를 낳았다.

2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세실 엘리지(61)는 네브래스카 주 동부 오마하에 있는 네브래스카 메디컬센터에서 동성애자인 아들 부부 매튜 엘리지와 엘리엇 도허티의 딸을 출산했다.

결혼 후 자신들과 닮은 자녀를 갖길 원했던 매튜와 도허티 부부는 이런 고민을 도허티의 여동생 이브에게 털어놨고, 이브는 선뜻 자신의 난자를 주겠다며 대리모를 알아보라고 추천했다.

여동생의 큰 결심으로 하나의 과제를 해결한 두 사람은 대리모를 찾아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매튜에 따르면 네브래스카는 미국 내에서 보수적인 지역으로 동성 커플과 대리모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좋지는 않다.

이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 때 매튜의 어머니 세실은 “내가 손녀를 낳아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매튜는 이미 61세인 어머니가 임신할 수 있을지 의문에 “엄마의 제안은 고맙지만, 이미 폐경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임신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말렸다.

그럼에도 세실은 “할 수 있다”며 산부인과 검진을 받으러 갔다. 의료진의 대답은 긍정적이었다. 그는 아들 부부에게 건강진단서를 보여주며 다시 한 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세실은 자신이 말한 대로 '손녀'를 임신할 수 있었다. 매튜와 도허티는 딸이 무사히 세상으로 나올 수 있도록 세실과 딸의 건강을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챙겼다.

10개월 후, 부부는 딸 우마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2.7kg으로 태어난 우마는 건강했다. 우마를 낳느라 고생한 세실 역시 무사했다.

흔치 않은 일에 현지 언론도 주목했다. 세실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런 모험에 동참하게 돼 너무 기뻤다”며 “아무 조건 없이 오직 사랑만으로 해낸 일”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우마가 자신의 어머니와 닮았다고 전한 도허티는 “딸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돌아가신 어머니가 보인다”며 울먹였다.

이어 “이번 일로 세간에서 좋지 않은 반응을 내놓을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우마가 나이가 들어 이런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때 모든 것을 자세히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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