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편집’을 통해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에 면역력을 지닌 아이가 태어났다고 주장한 중국 과학자가 연구윤리 위반 논란이 일자 스스로 실험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별도로 인간을 대상으로 유전자편집 기술을 활용한 이들 연구팀을 둘러싸고 조사에 착수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중국 선전시 남부과학기술대의 허젠쿠이(賀建奎) 부교수는 28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진행된 국제 인류유전자편집회의에서 “연구결과가 예기치 않게 유출된 점에 사과한다”며 “현재 상황으로 인해 임상시험은 중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유전자편집에 참여한 부부는 모두 임상시험에 동의했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허젠쿠이는 유전자가위로 알려진 크리스퍼를 통해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HIV에 대해 면역력을 갖도록 유전자를 편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튜브에 게재한 영상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직접 공개했다.
허젠쿠이에 따르면 연구팀은 HIV 양성인 불임부부 일곱쌍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고, 이 중 한 부부가 홍콩에서 건강한 룰루(Lulu)와 나나(Nana)란 이름의 쌍둥이 여아를 건강하게 출산했다.
유전자편집이란 크리스퍼를 활용해 에이즈 등 난치질병에 면역력을 갖도록 특정 유전자를 제거·조작하는 기술을 말한다. 그러나 연구 위험성이 높고 생명윤리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인간에 대해서는 금기시돼왔다.
허젠쿠이는 유전자편집을 통해 유전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것이 아닌, 소수의 사람만 갖춘 에이즈 바이러스 면역력을 부여하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설명했지만, 논란은 일파만파 확대됐다.
우선 중국 내 122명의 학자가 공동 성명을 통해 “미친 짓”이라고 허젠쿠이를 강력히 비난했다. 중국과학원도 성명을 내고 “이론과 기술이 불완전하고 위험이 통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윤리와 법률이 금지하고 있는 태아 유전자 임상시험을 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당국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6일 사이트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유전자편집을 거친 쌍둥이가 태어났다는 보도를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다”며 “이에 광둥성 위생위원회에 즉각 보도 내용을 확인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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