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가 급락에… 트럼프 “민주당이 괴롭힐 거라는 예상 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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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지수 IT기업 중심 2%대 하락

미국 백악관은 재향군인의 날 휴일인 12일 오전 10시 출입기자들에게 ‘트래블 리드(Travel lid)’를 통보했다. 대통령의 공개 일정이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침부터 트위터에서 “(11·6 중간선거를 통해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대통령을 괴롭힐 것이란 전망이 주식시장에 큰 두통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하며 바쁘게 움직였다. 이날 오전 뉴욕 증시가 곤두박질하자 민주당을 탓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것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02.12포인트(2.32%) 급락한 25,387.18에 장을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9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78% 떨어졌다.

같은 날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민주당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민주당이 하원 권력을 갖는 내년 1월 트럼프 행정부와 행정부를 겨냥한 ‘소환장 대포’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관련자 줄소환이 예상되는 조사 대상이 트럼프 일가의 사업 거래를 비롯해 2016년 대선 관련 러시아 스캔들, 세금 환급, 백악관 행정, 우주군 창설 등 85가지 이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포스트(WP)도 민주당이 탄핵 절차를 추진하자는 일부 의원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대신 행정부에 대한 새로운 감독 권한을 행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공세 강화 전망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주가 하락의 원인 제공자 중 한 명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이날 “주식시장 분석가들은 트럼프의 행동에 대한 의회 조사 가능성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전략, 트럼프의 무역전쟁 등을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다 1년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오른 달러 강세가 미국 기업의 실적에 대한 우려를 부채질했다. CNBC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 매도 공세의 배경에 ‘강(强)달러’가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의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와 영국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달러 매수세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평균 0.9% 상승했던 11월 주식시장이 2011년 이후 7년 만에 하락장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미 경제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고 고용시장 분위기도 좋아 “경기 하락론은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금리 인상, 무역전쟁 등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중간선거 이듬해 미국 증시가 고꾸라진 적이 없었다’는 ‘포스트 중간선거 불패신화’가 내년에 깨질 수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블룸버그뉴스는 이날 백악관이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놓고 작성된 상무부 보고서 초안을 검토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팀 고위 관리들이 13일 관세 부과 추진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주가 급락#트럼프 민주당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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