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들, 지난해 ‘내부유보’ 규모 사상 최고…종업원 급여는 하락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4일 16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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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들의 지난해 ‘내부유보(이익잉여금)’ 규모가 최고기록을 세웠다. 이런 추세는 6년 연속이다. 세계적 경기회복으로 기업의 이익은 과거 최고수준을 기록했지만 설비투자나 임금인상에는 신중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재무성이 3일 발표한 2017년 법인기업통계에 따르면 일본 전체 기업(금융업, 보험업 제외)들의 내부유보는 전년도 대비 9.9% 늘어난 446조 4844억 엔(약 4474조 원)에 달해 최고기록을 세웠다. 반면 기업이 번 돈 중 종업원 급여나 보너스, 복리후생에 들어간 비율을 나타내는 ‘노동분배율’은 66.2%로 전년도의 67.5%에서 오히려 하락했다.

기업들의 내부유보는 전년도보다 제조업은 9.1%, 비제조업은 10.4% 증가했다. 경상이익도 전년도 대비 11.4% 늘어, 83조 5543억 엔을 기록했다. 이 역시 비교 가능한 1960년도 이래 사상 최고 액수다. 해외 경제 호황을 타고 수출을 늘린 자동차 전자부품의 매출액이 전체 통계를 끌어올렸다.

반면 노동배분율은 전년도보다 1.3% 내려가 1974년도 이래 4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2017년도 실질임금지수는 전년도보다 0.2% 줄었다. 같은 기간 일본 내 설비투자액도 5.8% 늘어난 45조 4475억 엔에 머물렀다.

일본의 노동배분율은 제 2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이 발족하기 직전인 2012년도 72.3%를 정점으로 매년 떨어지고 있다. 이 기간 생산 활동을 통해 기업이 새로 만들어낸 ‘부가가치’는 약 39조 3700억 엔 늘었지만, 임금은 약 9조 5800억 엔 늘어난 데 그쳤다.

도쿄신문은 4일 이번 통계 결과는 아베 총리가 매년 기업에 임금인상을 요청하고 정권 간부들이 나서 설비투자 등 내부유보를 토해낼 것을 촉구해왔지만 충분한 효과가 없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국내시장 성숙으로 수익이 늘어도 기업이 자신감 있게 투자할 수 있는 범위는 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등의 영향으로 기업이 투자에 신중을 기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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