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캥거루 사체, 차 세우고 접근해보니…주머니 속 새끼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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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8월 31일 14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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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그너 씨 소셜미디어
사진=바그너 씨 소셜미디어
이른바 ‘로드킬’에 희생된 캥거루 주머니 속에 살아있던 새끼가 극적으로 살아 남았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호주 에들레이드의 한 도로에선 죽은 캥거루 한 마리가 발견됐다.

로렌 바그너 씨(여)는 주행 중인 도로에 캥거루 사체가 있는 것을 목격하고 차에서 내려 다가갔다. 바그너 씨는 캥거루의 주머니 부위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을 봤다. 캥거루 새끼가 어미의 주머니 안에 있었던 것.

캥거루 새끼는 어미의 아랫배 앞에 있는 육아낭(주머니)에서 6~12개월가량 보살핌을 받은 뒤 독립한다. 캥거루의 임신 기간은 약 30~40일이며, 출산 직후 새끼는 앞발만을 이용해 육아낭 속으로 기어 올라간 뒤 육아낭 속에서 어미 젖을 먹으며 자란다.

바그너 씨는 손을 캥거루 주머니에 넣어 새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사체를 도로 옆 풀밭으로 옮긴 다음 새끼의 다리를 잡고 꺼냈다. 그는 “내가 새끼를 꺼내려고 할 때 우는 소리가 들렸다.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꺼내야 해 힘든 작업이었다”라고 회상했다.

바그너 씨는 캥거루 새끼를 동물구조 전문가 시빌레 카우프만 씨(여)에게 데려갔다. 카우프만 씨에 따르면, 구조된 새끼는 7개월 된 수컷으로, 몸무게는 1.2kg이었다.

이후 새끼는 에들레이드 스트라탈빈에 위치한 캥거루 전문시설로 보내졌다. 시설 측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새끼를 자연으로 돌려보낼 계획이다.

카우프만 씨는 “새끼는 캥거루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지금은 어렵겠지만 곧 친구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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