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폼페이오 훌륭한 협상”… 김영철 백악관 방문할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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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폼페이오 뉴욕 회동]백악관 ‘뉴욕 회담’에 낙관론

“여기가 맨해튼”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코린티안 콘도 37층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가운데)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왼쪽)과 만찬을 시작하기 전 창밖으로 보이는 맨해튼 남쪽 프리덤타워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달 9일 방북했던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 고려호텔 38층에서 김 부위원장을 만났다. 미국 국무부 제공
“여기가 맨해튼”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코린티안 콘도 37층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가운데)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왼쪽)과 만찬을 시작하기 전 창밖으로 보이는 맨해튼 남쪽 프리덤타워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달 9일 방북했던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 고려호텔 38층에서 김 부위원장을 만났다. 미국 국무부 제공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박 2일(30, 31일)의 미국 뉴욕 방문에 이어 1일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31일 직접 “북한 대표단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1일 내게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또 “폼페이오 장관이 아주 훌륭한 협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미는 작지 않다.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과 트럼프 대통령 면담은 김영철-폼페이오 간 북-미 고위급 회담 결과가 좋았을 때만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0년 8월 천안함 폭침 사건 주도 의혹을 받았던 북한 정찰총국과 당시 수장이었던 김 부위원장은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그의 뉴욕 및 워싱턴 방문은 그 단계별로 미 정부의 일시적 제재 면제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미 국무부는 “(김영철의 이번 방미는) 적법한 절차(제재 면제)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부위원장의 백악관 방문과 트럼프 면담은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한 사실상의 마지막 사전 절차로도 보인다.

김 부위원장의 이번 방미는 시작부터 순조로웠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오후 7시부터 뉴욕 맨해튼의 화려한 마천루가 보이는 고층 건물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90분간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김 부위원장은 뉴욕 도착 후 약 3시간 동안 호텔에서 짐을 푼 뒤 오후 6시 57분 만찬 장소인 맨해튼 38번가 코린티안 콘도 37층의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 관저 현관에 도착했다. 검은 선글라스를 낀 폼페이오 장관은 이보다 앞선 오후 6시 40분에 먼저 와서 김 부위원장 일행을 기다렸다. 유엔본부에서 직선거리로 약 400m 떨어진 코린티안 콘도는 유엔의 각국 외교관이 다수 거주하는 곳이다.

만찬이 끝난 뒤인 오후 8시 35분경 폼페이오 장관이 로비로 내려와 기자들에게 “훌륭한 만남이었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었다”라고 밝힌 뒤 숙소인 인근 롯데 뉴욕 팰리스 호텔로 향했다. 그는 만찬 후 트위터에도 사진 두 장과 함께 “오늘 밤 뉴욕에서 김영철과 함께한 좋은 실무만찬이었다. 스테이크, 옥수수와 치즈가 메뉴였다”고 적었다. 사진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창가 쪽에 앉아 있는 이는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KMC) 센터장이었다. 김 부위원장이 맨해튼 전경을 잘 감상할 수 있도록 창가 맞은편 자리를 내준 것이다.

만찬이 진행되는 동안 미 국무부도 창밖을 내다보는 김 부위원장의 사진을 공개하며 “(화려한 맨해튼 스카이라인은) 북한을 위한 밝은 미래”라고 설명했다. 이 아파트의 특징은 모든 가구의 거실에 반원형의 창문이 있다는 점이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뉴욕의 휘황찬란한 야경을 보여줌으로써 북한이 핵무기만 포기한다면 눈부신 경제발전을 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북한에 전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밝은 미래를 어떻게 그려 나갈지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은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바라보며 ‘이게 뉴욕이다. 멋진 랜드마크가 수없이 많다’는 듯한 뿌듯한 얼굴이었고 ‘이 모든 게 북한 당신 것이 될 수 있어’라고 말하는 듯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판문점에서 실무협의를 진행했던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이끄는 미 대표단은 한국 체류 기간을 최소한 하루 더 연장해 대기했다. 판문점 실무협의는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의 회담에서 나올 수 있는 추가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박용 parky@donga.com·박정훈 특파원 / 한기재 기자
#트럼프#폼페이오#김영철 백악관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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