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모든 공격수단 동원해 테러 대응”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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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 대통령, 육참총장에 명령… “3개월내 치안 회복할 것” 선언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최근 극단주의 무장단체로부터 사상 최악의 테러를 당한 시나이반도의 치안과 안정을 3개월 내로 회복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이를 위해 ‘모든 무차별 공격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시 대통령은 29일 오전 이집트 국영 방송으로 중계된 연설을 통해 모하메드 파리드 헤가지 신임 육군 참모총장에게 이같이 명령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임명된 헤가지 참모총장에게 “경찰 병력과 함께 시나이반도의 치안과 안정을 3개월 안에 회복시켜야 한다”며 “모든 무차별 공격 수단을 사용할 것을 승인한다”고 말했다. 시시 대통령은 구체적인 군사작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나이반도에서 이집트 군경의 대(對)테러리즘 캠페인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군사 옵션을 강화한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간 이집트 정부의 대테러 전략이 충분히 폭력적이었음에도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집트 정부는 2013년 7월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이 군부에 축출된 이후 시나이반도 통제를 대폭 강화했지만 1700건이 넘는 테러가 발생했다. 배치된 군인과 경찰 병력 1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집트 정부가 4년간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는 동안 시나이반도 주민들은 보안군과 테러리스트 양쪽의 폭력에 시달려 왔다. 보안군은 대규모 테러 소탕 작전을 펼치면서 많은 주민들을 용의자로 몰아 장기간 억류하거나 주민들의 희생을 무시한 채 무차별 공습을 가했다. 테러 세력들은 보안군에 협조하는 주민들을 협박하고 살해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더 폭력적인 작전으로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할 경우 역효과만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24일 시나이반도 북부 수피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으로 어린이 27명을 포함해 최소 305명이 숨지고 128명이 다쳤다. 이집트 정부는 이슬람국가(IS) 이집트 지부의 소행으로 보고 있지만 IS는 지금까지 배후를 자처하지 않고 있다. IS가 이슬람 신비주의 종파인 수피파를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동안 보안군에 협조해 온 이 지역 주민들에게 보복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이집트#공격수단#테러#시시#육참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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