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서 천운으로 살아남은 잉꼬 부부, 2주 후 교통사고로 한날 한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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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31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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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현장에서 천운으로 살아남은 중년 부부가 2주 후 교통사고로 함께 숨진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3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 등에 따르면, 데니스(남·52)와 로레인 카버(여·54)부부는 지난 1일 미국 최악의 총기 참사가 일어난 라스베이거스의 야외 콘서트장에 있었다.

컨트리 가수의 음악에 맞춰 신나게 노래를 따라 부르던 남편 데니스는 총격이 시작되자 아수라장 속에서 아내 로레인을 감싸 안은 채 안전한 곳으로 피신 구사일생으로 목솜을 건졌다.

이 사연은 로레인이 페이스북에 알리며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 됐다. 로레인은 “내 남편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총격이 있을 동안 내 몸을 지켜주었을 뿐만 아니라 오늘은 나에게 꽃을 보내줬다”며 “난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편을 뒀다. 축복받았다”고 감격했다.

카버 부부의 딸 브룩(20)은 지역매체 라스베이거스 리뷰-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총격 사건에서 살아남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그 어느 때보다 서로를 사랑하며 행복해 했다”며 “2주 동안 부모님은 지난 20년보다도 더 깊이 사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어차피 함께 떠날 운명이었던걸까. 뜨거운 금술을 보이던 부부는 안타깝게도 얼마 후 한날 한시에 세상을 떠났다.

지난 16일 밤 11시 께 부부가 탄 벤츠 차량이 집 근처인 캘리포니아주 남부 뮤리에타의 한 커브길 지나던 중 중심을 잃으면서 옹벽과 충돌, 화염에 휩싸이면서 운전하던 남편과 조수석에 있던 아내 모두 현장에서 즉사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매체는 과속이 원인인지는 규명되지 않은 것으로 경찰이 밝혔다고 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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