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소유 골프장에 걸린 타임지 표지는 가짜”…CNN 돕는 WP의 반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8일 1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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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반(反)트럼프 ‘언론 연대’의 실력행사였을까.

백악관이 ‘러시아스캔들’과 관련해 오보를 낸 CNN을 두고 맹공을 펼치며 “가짜뉴스 사기꾼을 잡았다”며 의기양양하던 27일. ‘사기꾼은 CNN이 아니라 바로 대통령 자신’이라며 같은 날 반격을 가한 건 다름 아닌 워싱턴포스트(WP)였다.

WP는 마러라고를 비롯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골프장 최소 5곳에 걸린 트럼프를 모델로 하는 미국 타임지 표지가 가짜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어프렌티스’는 TV 대박!”이라는 문구가 적힌 이 타임지 표지는 2009년 3월 1일 발행된 것으로 나와 있지만, 실제로 이날 발행된 타임지는 존재하지 않으며 타임 측도 “진짜가 아니다”라며 “트럼프 측에 해당 표지가 걸린 액자를 내려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27일 백악관 수석부대변인 세라 허커비 샌더스는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측근 앤서니 스카라무치가 러시아 은행 관계자와 만난 적이 있어 수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가 추후 오보를 인정한 CNN을 두고 “언론이 증거도 없이 기사를 쓴다”며 주류 언론을 맹비난했다. “지금 시민들을 선동하느냐”는 반론이 기자석에서 나올 정도로 강도 높은 독설이었다.

이처럼 백악관이 CNN을 유난히 혹독하게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우자 WP가 나섰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듯 가짜 타임지 표지를 수년간 자랑해온 트럼프를 겨낭하며 ‘너나 잘 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WP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금까지 타임지 표지에 총 14회 등장했다. 이중 13회는 트럼프가 정치 무대 등장 이후인 최근 2년에 집중돼 있고 나머지 한 번은 28년 전인 1989년에 있었다. 2009년엔 언론이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트럼프가 과시용으로 가짜 타임지 표지를 만들어 전시해 왔다는 해석이 나온다. WP는 트럼프에 대한 온갖 찬사로 가득한 가짜 타임지 표지를 두고 “현실은 결코 트럼프의 판타지에 이르지 못한다”며 비판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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