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시장가치, 몇 살까지…35세면 퇴물?” 칼럼 실은 여성 잡지 ‘뭇매’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6월 20일 16시 30분


코멘트
사진=보체(VOCE) 공식 트위터 화면
사진=보체(VOCE) 공식 트위터 화면
일본의 한 여성 잡지가 “여성의 시장가치는 나이에 달려 있다”는 칼럼을 실어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30대 여성이 주 독자층인 일본 여성지 보체(VOCE)는 18일 “여성의 ‘시장가치’는 몇 살까지?”라는 제목으로 인터넷판에 칼럼을 실었다. 한 여성 연애 카운슬러가 쓴 이 칼럼은 “남성이 연애 대상이 아니라고 느끼는 여성의 나이는 몇 살 때부터인가”라는 주제로 남성에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내용이다.

주로 “못생긴 22세, 평범한 27세, 예쁜 37세, 이 중 누구와 사귀겠는가?” “평범한 27세와 예쁜 33세 중 어느 쪽과 사귀겠는가?” 등 여성을 용모와 연령대별로 분류해 제시하고, 누구를 연애 상대로 삼고 싶은지 묻고 있다.

그러면서 일반인들의 답변을 인용해 “32세라면 아직 충분히 20대 젊은이들과 겨뤄볼 수 있다” “여성 나이 35세를 경계로 남성은 진지한 교제는 원하지 않게 된다” “여성 본인은 눈치 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겠지만 (이때부터)만남이 조금씩 줄어들게 된다. 결혼하고 싶다면 빨리 움직이자”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많은 현지 네티즌은 “여성의 가치를 나이로 판단한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잡지의 주 독자층이 20~30대 여성이라는 점도 문제가 됐다.

소셜미디어에는 “여성 대상 잡지 아니었나요? 시장가치? 여자를 완전히 물건 취급하고 있네요” “논란이 된 칼럼 읽어봤는데, 이거 남성용 잡지였나요?” “요즘 시대에 ‘여성의 가치는~’ 운운하면 욕먹는 게 당연하지” 등 해당 칼럼 내용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칼럼 내용과 상관 없이 “남성은 여성보다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는데, 그건 미남이나 부자에 한 한 이야기” “남성의 시장가치는 연봉 얼마부터?”라며 비꼬는 이들도 나오며 분위기는 더 나빠졌다.

문제가 된 칼럼은 게재 다음 날인 19일 삭제됐다. 비난이 거세지자 편집부는 “칼럼이 불쾌했다면 사과드린다. 칼럼은 삭제하고 앞으로 우리 잡지에 맞는 기사를 실어 나가겠다”고 사과했다.

네티즌들은 이번엔 편집부의 사과 태도를 문제 삼았다. 칼럼에 잘못이 있다고 인정하지 않고, 불쾌감을 느낀 독자의 탓으로 돌렸다는 것이다. 그러자 편집부는 “칼럼이 부적절했음에 사과드린다”며 “여성의 삶과 가치관의 다양성을 부정할 수 있는 표현을 한 것에 대해 여성을 응원해야 할 잡지로서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재차 사과했다.

거듭한 사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한 네티즌은 “‘남성이 연애대상으로 여기는 것=여성의 존재가치’라는 시선으로 쓴 칼럼이 반감을 사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