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IS’ 테러능력 되레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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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브리지 테러]연합군 공격에 중동거점 함락 직전 세계로 흩어져 테러 벌여 ‘존재감’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최대 근거지인 이라크 모술이 거의 함락 직전까지 왔지만 IS의 테러 능력은 오히려 강화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라크 정부군의 대규모 공습과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 연합군의 공격으로 중동 내 IS 세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지만 지난달 22일(현지 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에 이어 IS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테러가 잇달아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발리 나스르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장은 “IS가 이라크와 시리아 내 거점을 잃었다고 테러 역량이 약해진 것은 아니다”라며 “IS는 5년 전부터 전투 능력과 별도로 테러 수행 능력을 키워 왔다”고 말했다.

특히 거점 지역인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영향력이 떨어진 IS가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유럽의 주요 지역을 노린 테러에 집중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본거지를 잃은 IS 전사들이 세계 각지로 흩어져 테러를 모의하거나 현지의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의 행동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IS가 최근 저지른 테러들은 정치적인 이벤트를 앞둔 유럽의 심장부에서 벌어져 공포의 확산 효과가 더욱 컸다.

IS는 프랑스 대선 사흘 전인 4월 20일 총기 테러를 벌여 수도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를 피로 물들였다. 지난달 22일엔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의 콘서트가 열린 영국 맨체스터 공연장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했고, 총선을 닷새 앞둔 이달 3일엔 런던 시내를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 가뜩이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혼란스러운 영국에 잇따른 테러가 발생하면서 이민자에 대한 차별과 억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S의 중동 거점이 붕괴되면서 박탈감에 사로잡힌 ‘외로운 늑대’들이 우발적인 테러를 자행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최근 수도 마닐라의 카지노에서 발생한 총기·방화 사건이 IS 테러와 연관성이 없다고 밝혔지만 IS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박탈감을 느낀 잠재적인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의 개인적이고 우발적인 테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우 minwoo@donga.com·이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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