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서 “응애”…행운의 만남 덕에 ‘지하철 베이비’ 낳은 임신부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1월 24일 15시 36분


인민망 홈페이지 갈무리
인민망 홈페이지 갈무리

달리는 지하철 전동차에서 진통을 느낀 임신부가 무사히 아기를 출산해 화제다. 때마침 같은 지하철에 산부인과 조산원과 의대 교수가 타고 있었던 ‘행운’ 덕이다.

최근 인민망 등 외신은 지난 19일 중국 난징(南京) 시에서 일어난 이 훈훈한 사연을 보도했다.

이날 오후, 해방군 난징총병원(解放軍南京總醫院) 산부인과 조산원으로 근무하는 우샹메이(吳祥美) 씨는 지하철 2호선을 탔다가 “의사 없나요? 간호사 없나요?”라는 한 여성 승객의 다급한 외침을 들었다.

우 씨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내가 간호사에요. 도움이 필요한가요?”라고 답했고, 승객은 안절부절 못하며 “임신부 한 명이 아기를 낳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14년동안 조산원으로 일하며 2000명이 넘는 새 생명이 세상의 빛을 보는 걸 도와왔던 우 씨는 승객의 설명에 즉시 임신부를 도우러 달려갔다.

우 씨는 전동차 7~8칸을 지나고 나서야 금방이라도 아기를 낳을 것 같은 임신부를 발견했다. 시에(謝) 씨 성을 가진 이 임신부는 이날 진찰을 받기 위해 남편과 함께 병원에 가던 길이었다.

당시 시에 씨는 의자에 앉은 채 였으며, 무척 괴로워하는 표정으로 고통을 견디고 있었다.

우 씨는 즉각 여성 승객들에게 주변을 둘러싸줄 것을 부탁한 뒤, 자신이 병원에 근무하는 조산원임을 밝히며 시에 씨를 안심시켰다. 그는 “아기 머리가 나오는 게 보인다”며 시에 씨의 몸 상태를 살폈다.

이어 우 씨뿐 아니라 때마침 지하철에 타고 있던 난징의과대학교 교수인 리우원타오(劉文涛) 씨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곧 아기가 나올 것 같다는 판단 하에 이들은 시에 씨를 역 내 사무실로 옮겨 출산을 돕기로 했다.

지하철이 역으로 들어선 후, 우 씨와 리우 씨는 역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시에 씨를 사무실로 옮겼다.

사무실에 들어오고 1분도 채 지나지 않은 오후 7시 50분, ‘지하철 베이비’가 무사히 세상에 나왔다. 건강한 남자아기였다.

리우 씨는 깨끗한 순면 티셔츠를 두 장 꺼내 한 장은 시에 씨에게 건네고, 또 한 장으로는 아기를 감쌌다. 역 직원도 담요로 아기를 따뜻하게 감쌌다.

이후 시에 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산후조리에 들어갔으며, 시에 씨와 남편은 아기의 이름을 ‘티에바오(鐵寶, 지하철 보물)’라고 짓기로 했다.

이와 관련, 우 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출산 시 전문가가 없다면 아기가 질식 등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며 “어떤 산모들은 대량 출혈을 일으키기도 해 전문적인 처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장소에서는 위생문제가 있어 산모와 아기가 모두 위험할 수 있다”는 말로 시에 씨가 무사히 아기를 출산한 것이 다행이라며 기뻐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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