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行’ 뭇매 맞는 바호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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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위기 부른 투자은행 가다니” ‘연금 박탈’ 청원 7만명 넘게 서명

미국 월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고위직으로 자리를 옮긴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사진)의 연금 지급을 중단해야 한다는 청원에 7만7000명 이상이 서명했다.

2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이 청원은 지난달 11일 EU 기관에 종사하는 직원단체의 주도로 글로벌 인터넷 청원운동 사이트 ‘change.org’에서 시작됐다. 처음엔 EU 직원들이 주로 참여했지만, 지금은 전 세계에서 뜻을 같이하는 누리꾼들이 서명에 동참하고 있다. 직원단체는 15만 명 서명이 모이면 다음 달 말경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마르틴 슐츠 유럽회의 의장에게 이 청원을 담은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골드만삭스는 6월 24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이 나온 이후 금융시장의 혼란을 무사히 넘기기 위해 지난달 바호주 전 위원장을 고문으로 영입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EU 집행위원장과 집행위원은 현직에서 물러난 뒤 18개월이 지나면 어떤 조직에서도 일할 수 있다. 바호주는 2004년부터 2014년 10월까지 EU 집행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에 18개월 유예 규정 위반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고문을 맡은 곳이 골드만삭스라는 점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골드만삭스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2000년대 초 그리스발 유로존 위기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특히 그리스의 회계 분식을 방조하며 국채 발행에 개입해 유로존 전체를 위기에 빠뜨렸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런 투자은행에 유로존 위기 당시 EU 집행위원장이었던 바호주가 옮겨가는 것은 후안무치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까지 “도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들고 나섰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바호주#유로존#연금 박탈#eu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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