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에 물린 남자의 ‘복수혈전’…이틀뒤 길이 4m 왕뱀 포획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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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6월 17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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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데일리메일 영상 캡처
사진=데일리메일 영상 캡처
몸 길이가 4m나 되는 뱀에 물린 남자가 이틀 뒤 자신을 공격한 뱀을 잡아 복수에 성공해 화제다.

영국 데일리메일의 1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 지역 출신으로 현재 홍콩에 거주 중인 칼 데이비스(Karl Davies·49)라는 남성은 최근 홍콩의 한 시골마을 산책로에서 버마왕뱀에 물리는 사고를 당했다.

데이비스는 자신의 다리에 이빨을 박아 넣고 몸을 조여오는 뱀과 사투 끝에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물린 다리와 뱀의 아가리를 벌리려다 찢어진 손가락을 6시간 동안 치료받아야 했다.

사고 당시 데이비스는 친구 앤드류, 보더콜리종 애완견 두 마리와 함께 시골마을 산책로를 걷고 있었다. 그는 해당 매체와 인터뷰에서 “갑자기 뱀이 풀숲에서 나타나 내 다리에 이빨을 박았다. 곧 내 종아리를 감고 몸을 조이려 하기 시작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곁에 있던 앤드류는 큰 소리로 “누가 좀 도와 달라”고 외쳤다. 뱀을 발로 차기도 하고 돌을 던지기도 해 봤지만 소용없었다. 데이비스는 자신의 다리를 물고 있는 뱀의 턱을 있는 힘을 다해 붙잡고 벌리려 하다 두 손가락을 다쳤다.

데이비스는 “무섭다기보다 그저 ‘이 뱀의 주둥이를 벌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당시에는 헤아릴 수 없이 긴 시간 같았지만, 고작 30초 쯤 안에 상황은 끝났다”고 전했다.

이어 “다리를 끌며 몸을 감으려는 뱀을 떨쳐내려 하다가 뱀의 몸을 잡아 길에 던지고 넘어졌다. 곧 다시 똬리를 틀려고 하는 것을 보고 일어나자 뱀은 점차 멀어져갔다”고 회상했다.

데이비스를 공격한 버마왕뱀은 무게 22kg에 4m에 달하는 길이. 데이비스는 “럭비 선수 훈련용으로나 알맞을 무게였다”고 말했다. 그는 뱀이 함께 길을 걷던 애완견의 냄새를 맡고 나타나 자신을 잘 못 공격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사고 이틀 뒤 데이비스는 인근에 살고 있던 영국인 땅꾼 데이브 윌리엇과 함께 사고를 당했던 현장으로 향했다. 이들은 먹이를 기다리고 있던 버마왕뱀을 발견하고, 각각 머리와 꼬리를 붙잡아 포획에 성공했다. 이들은 뱀을 포대에 담아 인근 경찰서로 가져갔다.

버마왕뱀이 잡힌 곳은 평소 사람이 자주 지나다니는 길이었다. 그 뱀은 최근 몇 년간 산책로에서 애완견을 공격하는 등 연이은 사고를 일으킨 주범으로 의심받고 있다. 데이비스는 “만약 그 곳을 가족이 어린아이와 함께 지나가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고 전했다.

버마왕뱀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뱀 종류 중 하나로, 법으로 보호받고 있다. 독은 없지만 힘이 강해 먹이를 이빨로 꽉 물고 몸으로 죄여 질식시켜 죽인다. 성장주기가 길어 일생동안 7.6m, 180kg까지도 자랄 수 있다.

홍콩 당국 관계자는 15일 언론을 통해 “해당 버마왕뱀은 현재 야생동물센터에서 보호하고 있다”며 “전문가와 함께 뱀의 건강 상태, 사람들의 안전을 고려해 자연으로 돌려보낼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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