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죽음의 요양원’ 범인은 20대 직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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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노인 3명 잇단 추락사… 살해동기 안밝힌채 “내가 던졌다”
폭행 등 노인학대도 드러나 日 충격

일본 가나가와(神奈川) 현 가와사키(川崎) 시의 노인 요양시설 ‘S아뮤 가와사키 사이와이초’에서는 2014년 11, 12월 이해하기 힘든 사건이 잇달아 일어났다. 치매와 기억 장애에 시달리던 80, 90대 노인 3명이 새벽시간에 연이어 추락사했다. 유서도 목격자도 없었다.

이 시설 베란다 난간의 높이는 1.2m로 고령의 노인들이 혼자 넘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 6층에서 추락사한 96세 여성은 부축을 받아야 겨우 걸을 수 있는 상태였다. 자신의 방도 아닌 다른 방에서 떨어졌다.

시와 경찰은 ‘매우 부자연스러운 일’로 보고 조사에 나섰고 15일 범행 때마다 당직을 섰던 직원 이마이 하야토(今井준人·23) 씨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아사히신문은 16일 석간에서 이마이 씨가 “노인들을 베란다에서 내던졌다”며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죽음의 요양원’을 둘러싼 비밀은 풀렸지만 살해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사건 발생 이후 ‘메세지’라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이들 시설에서는 그동안 직원들의 노인 학대가 빈번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났다. 80대 여성 입소자의 아들이 몰래카메라로 녹화해 일본 언론에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직원들은 손으로 입소자들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치거나 몸을 안고 와서는 침대에 던졌다. 20∼40대 남성 직원이 “죽어라”며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

메세지사는 자체 조사 결과 2년 동안 추가로 81건의 학대 행위가 자행됐다고 지난해 12월 밝혔다. 이와 별도로 도쿄(東京) 도는 메세지사 계열 요양 시설 40곳을 조사해 과거 5년 동안 714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으며 이 중 60%가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고 지난해 11월 발표했다. 지난해 10월에 지바(千葉) 현의 계열 시설에서 2건의 추락사가 더 있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초고령사회’인 일본의 어두운 단면이 드러난 것이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일본#죽음의 요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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