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매우 정치적인 사람”
멕시코 국경지대 방문 일정 겨냥해 비판
멕시코 국민들, “트럼프는 교황이 그렇게 두려운가” 부글부글
2013년 트위터엔 “교황은 나처럼 겸손한 사람, 그래서 너무 좋아해”란 찬사 남겨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70)가 멕시코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을 “매우 정치적인 사람(a very political person)‘이라고 비판한 것이 일파만파다.
교황은 멕시코 방문 마지막 날인 17일(현지 시간) 멕시코-미국 국경지대를 방문해 대규모 미사를 집전하고 미국 대선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이민자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12일 폭스비즈니스 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 나는 교황이 매우 정치적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미국과 멕시코 간 ‘열린 국경’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멕시코가 (장벽 없는) 현재의 국경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교황에게 그런 일(국경지대 미사 집전)을 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가 자국민들의 불법이민을 위해 교황의 방문을 교묘하게 활용했다는 얘기다.
트럼프의 교황 비판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9월 교황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CNN과 인터뷰에서 “교황은 매우 정치적”이라며 “교황이 나에게 ‘자본주의 악마적 요소’에 대해 강의하려 한다면 나는 그에게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가 교황이 사는 바티칸을 침공하려 한다는 점을 일깨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세우겠다. 그것도 멕시코 정부의 돈으로 세우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에 격앙됐던 멕시코 민심은 이번 교황 비판으로 다시 들끓고 있다고 멕시코 언론들이 전했다. 멕시코시티 거리의 교황 환영 인파 속에 있던 페드로 마르몰레조 씨(47·고교 교사)는 멕시코언론과 인터뷰에서 “교황은 진실을 외면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경시하는 이들에겐 최대로 위협적인 인물”이라며 “천주교 신자든 아니든, 인간이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는 건 보편적 진리”라고 트럼프를 꼬집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선 트럼프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된 2013년 트위터에 올린 교황에 대한 찬사도 돌아다니고 있다. 당시 트럼프는 “새 교황(프란치스코)는 나처럼 매우 겸손한(humble)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그를 정말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썼다.
그랬던 트럼프가 이제 와서 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교황을 헐뜯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온라인에서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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