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추락에 산유국 신용등급 줄줄이 강등…“유가 더 하락”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0일 17시 06분


국제유가가 날개 없는 추락을 계속하면서 산유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산유국들의 재정적자가 커지면서 국가신용등급이 줄줄이 투기등급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0.9% 하락한 배럴당 37.16달러로 마감해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브렌트유도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인 40.11달러까지 떨어졌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에도 원유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어나 유가는 더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유가 추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날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수준으로 강등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9월에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강등했다.

세계 최대의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에 대해 무디스는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있다며 ‘Caa3’ 등급을, S&P와 피치도 부도 위험이 높다며 ‘CCC’ 등급을 매겼다. 무디스와 S&P는 러시아를 투자부적격 수준으로 분류하고 있다. 피치는 내년까지 현재 유가 수준이 이어지면 중동 산유국들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만간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 경제의 경착륙 리스크에 이어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은행(WB)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신흥국의 신용도 약화, 원자재가격 급락 등은 세계 경제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미국이 금리인상에 들어갈 경우 신흥국 경제는 유동성 감소로 부정적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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