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퇴진” 日 4만여명 국회앞 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5일 03시 00분


18일 안보법안 통과 앞두고 총궐기, 내각지지율 36%… 정권출범후 최저

14일 오후 7시경 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일본 시민 4만5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는 이달 18일 안보법안 처리를 앞두고 준비됐지만 시위 현장에서 많이 나온 구호는 ‘안보법안 철회’가 아니라 ‘아베 정권 퇴진’이었다.

일본 경찰은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위대를 막았지만 집회 참여 인파가 급속히 늘면서 저지선이 무너졌다. 시위대는 차도로 밀려나와 미리 준비한 야광봉을 머리 위로 휘두르며 “폭정을 당장 멈춰라” “아베 정권은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가 시작되자 주최 측이 무대를 마련한 곳에는 인파가 가득해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 정도였다. 집회에 참가한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 씨는 “내 인생 80년 중 70년은 평화헌법하에서의 삶이었다. 법안이 통과되면 이런 일본이 사라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시위대는 안보법안 통과가 예정된 이번 주에는 매일 국회 앞에서 연좌농성과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반드시 이번 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결의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15일 공청회를 개최하고 늦어도 18일에는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계획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참의원에서 법안 처리 저지를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지만 연립 여당이 참의원 242석 중 과반인 135석을 차지하고 있어 시간을 끄는 것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날 아사히신문 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36%로 정권 출범 이후 가장 낮았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아베#퇴진#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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