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연금 고갈?… 애 많이 낳으면 되잖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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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후생성 출산장려 홍보만화 논란… 여성들 “아이 낳는 도구냐” 부글부글

“그래 네가 결혼해 아이를 많이 낳으면 되겠다.”(언니)

“에엣. 왜 내가?”(동생)

후생노동성이 홈페이지에 게재한 공적연금 홍보 만화 때문에 일본 여성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이 만화는 사회보험 노무사인 주인공 여성 캐릭터가 가상의 가족에게 연금을 설명하는 설정인데 ‘여성 차별적’이라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만화 주인공은 세대 격차로 젊은 사람이 손해를 본다는 얘기에 우울해하는 언니(지방공무원)에게 “(열심히 일한) 노인 세대 덕에 잘살고 있다”며 현행 연금 제도를 정당화한다. 저출산으로 인해 연금 제도 유지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설명을 들은 언니는 그 해결책으로 대학생인 여동생에게 결혼과 출산을 권유한다. 여성은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한다는 뉘앙스다.

이 말을 들은 주인공은 언니의 손을 잡아 이끌며 “열심히 일하고 이번 주 맞선 파티에서 힘내자”고 파이팅을 외친다. 언니가 “엣, 나도”라며 끌려가자 여동생과 엄마가 옆에서 “힘내라”며 응원하는 장면으로 만화는 끝난다.

이 만화에 대해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만 생각한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에는 “전시(戰時)에 여성들에게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한 것과 뭐가 다르냐”는 글도 올라왔다. 후생노동성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만화 게재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일본#후생노동성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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