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經團連회장, 한국언론과 첫 인터뷰
12월초 방한해 재계회의 연 지한파… ‘협력’이란 단어 10차례 이상 언급
“위안부문제, 경제충격 없이 해결을”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일본 경단련회장.
일본 재계 단체의 수장 사카키바라 사다유키(신原定征·71)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經團連) 회장은 5일 “위안부와 징용 배상 문제가 경제에 충격을 줘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 경단련 회의실에서 한국 언론과 첫 인터뷰를 하며 ‘협력’이란 단어를 10번 이상 사용했다. 한일 간 교착 상태를 경제 협력으로 풀어보자는 얘기였다.
일본의 첨단소재 기업인 도레이그룹 회장을 겸하고 있는 사카키바라 회장은 올해 6월 경단련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이달 초 방한해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하고 전국경제인연합회 인사들과 회의를 연 것을 계기로 동아일보를 포함한 한국 언론과 공동 인터뷰에 응했다.
―한일 간 최대 현안인 위안부 문제 해법이 없을까.
“정치계에서 좋은 방법으로 빨리 해결해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위안부는 위안부, 경제는 경제다. 정치는 경제와 서로 다른 세계다.” ―강제징용 소송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는 정치적 문제일 뿐만 아니라 사법적 문제이기도 하다. 한국 법원이 일본 측에 불리한 판결을 내린다면 일본 기업 입장에선 한국 투자의 리스크 요인이 된다. 정치, 사법계에서 미래지향적으로 해결했으면 좋겠다.”
―일부에서는 재단을 만들어 징용자를 지원하자는 말도 나왔다.
“최근 한국 경제계 인사와 이 이야기를 했다. 그도 1965년 한일기본조약으로 징용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고 말했다. 양식 있는 입장에서 보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에 마이너스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정리되길 희망한다.”
―한일은 경쟁관계인가, 협력관계인가.
“일본이 기술을 제공했고 한국 기업은 그 기술로 사업을 시작했다. 한국 기업이 성장하자 일본 기업도 한국에 지지 않으려고 더 새로운 것을 개발했다. 양측이 경쟁하며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협조 가능한 분야도 매우 많다. 예를 들면 제3국에 인프라를 공동으로 건설하거나 관광 금융 분야에서도 협력할 수 있다.”
―도레이가 한국에 투자한 이유는….
“1990년부터 지금까지 한국을 200번 넘게 방문했다. 이런 일본 기업인은 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은 우수한 인재를 갖고 있다. 노동자도 열심히 일한다. 외국인직접투자(FDI)에 대한 국가 지원도 매력적이다. 사람과 강한 신뢰관계를 맺을 수 있다. 나는 한국에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사내에서 계속 주장해 왔다. 도레이는 현재 한국 7개 도시에 10개 지사가 있다. 종업원은 4100명 정도다. 도레이의 투자액과 매출액은 각각 3조 원을 넘는다.
―한국 기업도 위기에 빠졌다는 말이 나왔다.
“삼성 현대차 LG 등 글로벌 기업은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다. 적극적이고 빠른 경영판단은 일본 기업이 배워야 한다.”
―아베노믹스를 평가해 달라.
“2년 전과 비교해 일본 경제가 완전히 바뀌었다. 국민과 기업이 미래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아베노믹스를 전면적으로 지지해 성공시키려 하고 있다. 현재로선 일본 경제 재생의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엔화 약세’가 너무 가파르다. 일본 중소기업과 서민이 타격을 받고 있다.
“최근 1개월 동안 엔화 가치는 달러당 10엔이 떨어졌다. 이건 너무 가파르다. 경제계로선 안정적인 환율 변동을 기대하고 있다. 엔화 약세에서 충격 받는 사람들을 배려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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