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끌어안는 힐러리 오바마와 거리두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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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경제정책 비판 등 차별화 시작”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사진)이 자신의 정치적 경쟁자이자 동반자였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는 다르게 보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힐러리가 오바마와 거리 두기에 나섰다”며 최근 힐러리 전 장관의 차별화 행보를 집중 조명했다. 신문은 “힐러리 전 장관이 야당인 공화당을 좀더 끌어안고 주요 국제 문제에 좀더 확실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 살리기 정책을 좀더 비판적으로 평가한다”고 보도했다.

여야 관계와 관련해 힐러리 전 장관은 최근 공개 강연에서 “내 남편인 빌 클린턴은 대통령 재임 시절 공화당에 의해 두 차례 정부 폐쇄에 탄핵까지 당했지만 그들과 접촉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존 베이너 하원의장(공화·오하이오)을 향해 “법원에 제소할 테면 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 사뭇 다른 자세다. 힐러리가 공화당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과 손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힐러리 전 장관은 또 공개강연에서 “많은 미국인들이 자신과 가족에 도움이 될 만큼 미국 경제가 나아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역시 “야당이 도와만 준다면 경제가 더 빨리 나아질 것”이라고 공화당 탓을 하는 오바마 대통령과 비교된다. 힐러리 회고록 ‘어려운 결정들’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러시아와 중동 문제 등에 더 단호한 태도를 취하라고 조언했다고 밝힌 바 있다.

WSJ는 “힐러리 전 장관 차별화 시도의 주된 원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낮은 지지도”라고 분석했다. 한 전문가는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도가 60%를 넘었다면 힐러리도 그의 정책을 계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잠재적인 경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서기 어려운 점을 고려한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미국 민주당#힐러리 클린턴#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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