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드 득표율 99.8%냐 99.9%냐만 남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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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내전 와중 시리아 대선 치러… CNN “괴이한 민주주의 패러디”

3년 넘게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에서 대통령 선거가 실시됐다.

이번 대선은 반군이 장악한 동부와 북부의 요충지를 제외한 정부군 장악 지역에서 이뤄진다. 이 때문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7년 임기의 대통령에 재선될 것이 유력하다.

아사드 대통령은 2000년과 2007년 치러진 대선에서 각각 99% 이상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이번까지 당선되면 29년간 집권했던 그의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에 이어 부자가 50년 동안 시리아를 통치하게 된다.

이번 대선은 사실상 아사드 대통령의 명분 쌓기용 반쪽 대선에 불과해 유엔과 서방세계는 선거 중단을 요구해왔다. 시리아 인구 1800만 명 중 내전으로 15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300만 명이 해외로 이주했으며 국내에도 피란민 600만 명이 거처 없이 떠돌고 있다. 이번 선거를 두고 CNN은 “역사상 가장 괴이한 민주주의의 패러디”라고 보도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3명의 복수 후보가 출마했다. 하지만 아사드 대통령의 경쟁자로 나선 2명의 정치인은 모두 대중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무명이어서 사실상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일찌감치 대선 보이콧을 선언하고 유권자들에게 선거 불참을 호소해 온 반군 측은 “엉터리 대선의 지지율이 99.8%가 될지 99.9%가 될지만 궁금하다”고 비꼬았다.

대선이 끝나면 시리아 내전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선 승리를 통해 통치 명분을 확보한 아사드 대통령이 반군에 대한 무력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시리아 대통령 선거#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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