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유력 대선후보 “1970년엔 우리가 한국보다 잘 살았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2일 0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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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첫 대선후보 생방송 TV 토론서 ‘한국 본받자’

다음달 4일 대통령 선거를 치를 예정인 케냐에서 사상 첫 TV 토론회가 11일(현지시간)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 말미에 유력 후보인 라일라 오딩가 총리가 케냐 국민의 자성을 촉구하며 한국의 성공담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토론회는 8개 TV 채널과 34개 라디오 방송을 통해 3시간 반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그는 "1970년에는 케냐가 1인당 국민총생산(GDP) 110달러로 79달러이던 한국보다 잘 살았는데"라면서 "현재 한국은 1인당 GDP가 2만 2000달러로 케냐의 460달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심히 노력해서 한국과 같이 경제적 성공의 길로 가자고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토론에서는 오딩가 총리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우후루 케냐타 부총리의 국제형사재판소(ICC) 기소 문제가 최대 이슈였다. 그는 2007년 말 대선 후 발생한 유혈폭력 사태를 배후조종한 혐의로 ICC에 기소돼 있어 일부 후보들은 그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또 조니 카슨 미 국무부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는 지난주 "케냐 유권자들의 선택이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경고성 발언을 했고, 영국과 프랑스도 ICC에 기소된 인사가 대통령에 선출되면 '한정된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는 뜻을 표명해 케냐 정부가 항의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그는 TV 토론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자신과 관련된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 절차에 지혜롭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총 8명의 후보가 참석해 1,2부로 나뉘어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 후보들은 케냐타 부총리의 ICC 기소건 외에도 부족주의, 정당정치, 교육개혁, 안보와 치안, 평화적 선거시행 등에 관한 사회자의 질문에 각자의 신념과 향후 계획을 나름대로 피력했다.

교육개혁과 치안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보유한 자원과 재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자는 의견과 재원을 대폭 늘려 든든한 재정을 바탕으로 개혁을 이루어야 의견이 팽팽히 맞서기도 했다.

미화 110만 달러의 비용이 든 이번 후보 토론회에는 200여 명의 방청객이 참석했으며, 2차 TV 토론회는 25일 열린다.

케냐는 2007년 대선 후 개표부정 시비로 종족분쟁 양상을 띤 유혈 폭동이 발생해 1500여 명이 사망하고 30여만 명의 국내 난민이 발생했다.

3월 4일에 치러질 이번 총선·대선은 2007년 선거 후 치러지는 첫 선거로 대통령과 의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을 선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아버지의 고향인 케냐의 역사적 선거를 앞두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5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전파된 영상 메시지에서 이번 선거를 통해 케냐 국민이 부족 간의 갈등을 딛고 나라를 위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 줄 좋은 기회라며 이번 선거를 평화롭게 치를 것을 주문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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