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수반 압바스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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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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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죽어가는데 유엔 지위격상 매달리다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이 계속되면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77·사진)의 위치가 안팎으로 흔들리고 있다.

압바스는 온건 성향의 파타당을 이끌면서 2005년부터 자치정부 수반을 맡아온 인물. 그러다 2007년 가자지구 총선에서 이슬람 과격단체인 하마스에 패해 사실상 가자지구를 내주면서 반쪽짜리 수반이 됐다. 이 때문에 팔레스타인 정치체제를 ‘한 지붕 두 가족’으로 비유한다. 가자지구는 하마스가, 요르단 강 서안은 압바스가 통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압바스 수반이 이스라엘의 공습에 할 말을 못하자 요르단 강 서안 주민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요르단 강 서안의 라말라 시내 시위에서는 “텔아비브를 폭격하라” “우리는 휴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등 가자지구와 연대감을 표시하는 선동 구호들이 나오고 있다.

현재 압바스는 29일 유엔총회에 참석해 외교적 성과를 거두는 데 목을 매고 있다. 유엔에서 팔레스타인의 지위를 표결권 없는 옵서버 단체(entity)에서 옵서버 국가(state)로 격상시키는 게 주 목적.

이에 대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동족이 매일 희생되는 마당에 그런 한가한 문제에 집중할 때냐는 비난이다. 시위에 참여한 한 대학생은 “국민은 가자지구에서 죽어가고 있는데 그는 이곳에서 느긋하게 안락의자에 앉아 있다”고 비난했다.

대외적으로 이스라엘도 압바스를 더이상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유엔에서 지위 격상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윤양섭 선임기자 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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