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공기업 사장 연봉 최고 68% 삭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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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랑드 “엘리트부터 모범을”
사내 최저치의 20배로 제한

“정치, 경제 엘리트가 사회에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정부가 5월 30일 공기업 사장의 보수가 기업 내 최저 보수의 20배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개혁안을 발표했다. 사장 아래 임원 봉급도 하향 조정된다.

장마르크 에로 총리는 “공기업 사장들은 대선 결과를 존중할 것으로 보며 그들의 애국심을 믿는다”면서 “임금 감축은 저소득층과의 사회적 연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도층 인사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한 것이었다. 임금감축안은 사회당의 대선 공약이었다.

올랑드 정부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새로 계약하는 공기업 사장의 임금부터 감축안을 시행하려 했으나 일괄적으로 모두 적용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총리실 관계자는 “대선 공약의 조속한 이행을 위해 정부령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전력(EDF) 사장의 연봉은 68%가 삭감돼 세전 기준으로 155만 유로(약 22억7400만 원)에서 49만6800유로(약 7억3000만 원)로 낮아진다. 원자력기업 아레바 사장의 임금은 49%가 줄어 67만9000유로(약 9억9600만 원)에서 33만5000유로(약 4억9200만 원)가 되고, 우정국 사장은 41%가 감축돼 63만5974유로(약 9억3300만 원)에서 37만7160유로(약 5억5300만 원)가 된다.

프랑스 정부는 52개 기업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이 중 34개는 지분 100%를, 13개 기업은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는 사장 임금감축안은 지분 50% 이상 보유 기업에만 적용되며 나머지 기업은 권고사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언론들은 “공기업 임원의 보수가 대폭 낮아짐에 따라 보수가 훨씬 높은 민간기업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앞서 올랑드 정부는 지난달 17일 첫 국무회의에서 대통령과 총리, 각료의 보수를 일괄적으로 30% 삭감하는 결정을 내렸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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