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가택연금 상태에서 살아온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67·사진)가 24년 만의 해외여행에 나섰다. 첫 방문지는 태국과 미얀마 국경지대의 미얀마 난민촌이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29일 밤(현지 시간) 태국에 입국한 수치 여사는 30일 미얀마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태국 북부 딱 주(州)의 소수민족 난민촌을 방문한다. 태국 국경지대에는 미얀마 최대 소수민족인 까렌족을 비롯해 미얀마 정부군과의 교전을 피해 미얀마를 빠져나온 소수민족 15만여 명이 난민생활을 하고 있다. 수치 여사는 31일과 6월 1일에는 방콕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동아시아회의에 참석해 연설한다.
수치 여사의 해외 방문은 1988년 영국에서 귀국해 민주화운동에 뛰어든 이후 24년 만이다. 야당 민주주의민족연맹(NLD)을 설립해 1989년 첫 가택연금을 당한 수치 여사는 1995년 가택연금에서 해제된 이후 구금과 석방을 반복하며 미얀마에만 머물러 왔다. 1999년 영국에 살고 있던 영국인 남편이 사망했을 때는 군사정권이 출국을 허용했지만 재입국이 불허될 것을 우려해 스스로 출국을 포기했다.
수치 여사는 다음 달 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국제노동기구(ILO) 총회 폐막행사에서 연설한 뒤 16일에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노벨평화상 수상 기념연설을 한다. 수치 여사는 199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가택연금 상태여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어 영국도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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