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몬티”… 이탈리아가 살아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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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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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취임 100일 지지율 60%
과감한 긴축-개혁정책 호평… 국채 금리도 5%대로 떨어져

천문학적인 국가 부채와 무책임한 포퓰리즘 리더십에 찌들었던 이탈리아가 달라지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3개월여 전에 출범한 마리오 몬티 총리(사진)가 있다. 24일로 집권 100일을 맞은 몬티 총리는 4300만 유로(약 650억 원)의 지출 삭감과 각종 개혁 법안을 잇달아 선보이며 여론의 지지를 얻고 있다. 몬티 내각은 “유로존 위기 탈출의 모델이 되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24일에는 탈세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성실한 납세자에게는 혜택을 주는 조세법 개정안을 추진키로 결정했다. 국회의원의 세비를 삭감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몬티 내각은 그동안 긴축정책과 관련해 8개의 법 개정안을 만들었다. 29일에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경제자유화 관련 패키지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경기 부양을 위한 사회간접자본 프로젝트에 200억 유로를 지출했다. 공공 기관과 국가 재산 민영화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앞서 몬티 정부는 시민들에게 공개적으로 경제 개혁 아이디어를 구해 4000여 통의 e메일을 받았다. 몬티 총리는 로마의 2020년 하계 올림픽 유치전을 포기했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차세대 미국 F35전투기 도입 대수도 131대에서 90대로 대폭 줄였다.

그의 조치에 시장은 호평 일색이다. 지난해 11월 5.52%포인트까지 벌어지며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국채금리의 독일 국채와의 수익률 격차(스프레드)는 지난주 3.6%포인트대로 줄었다. 지난해 말 7%를 넘었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24일 5.46%로 낮아졌다. 과감한 재정긴축과 경제성장 촉진을 위한 경제개혁 추진이 외국 자본의 차입 금리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일보 디아만티 우르비노대 정치학 교수는 “미디어와 친숙한 몬티 총리는 인기 있는 토크쇼 등에 출연해 유머와 지식으로 국민에게 개혁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피에폴리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 “몬티 내각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이전 내각에 비해 두 배 가까운 지지도다. 하지만 노동계와 경영계의 협상 난항으로 고용정책 개혁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등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프랑스 피가로지는 “문제가 많았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그의 사람들이 떠난 뒤 몬티 총리가 긴축과 개혁의 도전을 승리로 이끌고 있다”며 “그의 100일이 이탈리아를 바꿨다”고 보도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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