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돈이 미국 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2010년 對美투자 50억달러
IT-금융 등 전방위 확대

“중국이 미국 산업의 녹이 슨 벨트에 윤활유를 뿌리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고초를 겪던 미국의 주요 산업이 중국 기업들의 대대적인 투자로 회생의 길을 걷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WSJ는 “일부에선 정보 유출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대다수 주정부와 기업들은 중국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 주재 컨설팅 그룹 ‘로디움 그룹’에 따르면 중국의 대미 투자는 21세기 들어 꾸준하게 증가 추세다. 2003년만 해도 1억4600만 달러(약 1640억 원) 규모였으나 2010년 50억 달러(약 5조6200억 원)로 30배가 넘는다. 투자 분야도 과거엔 자동차 제조업 및 부동산, 천연자원에 국한됐으나 최근 정보기술 및 금융, 소비재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됐다.

중국 투자로 인한 변화가 가장 눈에 띄는 대표적인 곳은 미시간 주 새기노(Saginaw) 시를 들 수 있다. 디트로이트 시에서 160km 정도 떨어진 이 도시는 미국이 자동차산업이 융성했을 때 부품제조단지가 밀집해 큰 재미를 봤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자동차산업이 쇠락하자 새기노 시 역시 시들어갔다.

하지만 2010년 중국 자동차 관련 기업이 새기노 시에 본사를 둔 GM의 자회사 ‘넥스티어’에 4억5000만 달러란 거금을 투자하며 상황은 급변했다. 폐업 수순을 밟던 넥스티어는 노동자 1000여 명을 새롭게 고용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WSJ는 “미국 시장을 향한 투자가 중국으로선 하나의 모험이듯 미국에도 중국 시장과의 공생은 크나큰 도전”이라며 “도전을 두려워해선 위기를 이겨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