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45개棟 폭삭… 곳곳서 “살려달라”… 터키 쿠르드 거주지 규모 7.2 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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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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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에 질린 주민들 거리서 우왕좌왕…통신 두절… 맨손-삽으로 구조작업

23일 리히터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한 터키 동부의 반 시 부근 마을에서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건물 더미에 깔린 사람들을 꺼내고 있다. 반=로이터 연합뉴스
23일 리히터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한 터키 동부의 반 시 부근 마을에서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건물 더미에 깔린 사람들을 꺼내고 있다. 반=로이터 연합뉴스
지진에 놀란 주민들은 일제히 거리로 뛰쳐나왔다. 공황 상태에 빠진 사람들 일부는 무작정 달릴 뿐 어디로 피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했다. 서로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기를 들었지만 전화와 전기는 이미 모두 끊긴 상태였다.

23일 오후 7번의 여진을 동반한 강진에 터키 동부의 가난한 도시 반 시는 아수라장이 됐다. 반 시로부터 남쪽 100km 떨어진 하카리에서도 약 10초 동안 건물이 흔들렸다. 한 지역관리는 지진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다층 건물과 호텔, 기숙사들이 무너졌다”며 “무너진 건물에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다급하게 말했다. 공항도 피해를 입어 비행기들은 인근 도시로 회항했다.

구조대와 주민들 일부는 삽을 들고, 나머지는 맨손으로 무너진 건물에서 시멘트 블록을 헤치며 건물 더미에 매몰된 사람들을 끌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부상자가 속출하며 50여 명의 부상자가 반 시 주립병원의 마당에서 응급 치료를 받고 있다. 터키 전역에서 군대와 비상 구조팀도 현지에 파견돼 구출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AFP통신은 23일 전했다. 현지 통신시설이 붕괴돼 정부는 위성전화들을 현지로 공수했다.

터키 적신월사는 에르시스 시에 있는 기숙사 붕괴현장에서 부상자 여러 명을 구해냈다고 밝혔다. 첼레비바 시의 베이셀 케이세르 시장은 “건물 더미 속에 사람들이 숱하게 있다. 살려달라고 외치는 비명이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고 NTV에 말했다.

수도에서 1200km 떨어진 반 시는 인구 38만 명의 도시로 주로 쿠르드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가난한 지역이다. 터키에서 분리 독립을 요구하고 있는 쿠르드족은 터키 남동부에 주로 살고 있으며 반군조직은 정부군과 경찰을 상대로 게릴라전을 벌여왔다.

터기 정부는 최근 수년간 건물 안전 규정을 강화했으나 여전히 이를 지키지 않는 건물이 많아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키우는 원인이 되고 있다. 반 시에서는 1976년에도 강진이 발생해 3840명이 숨진 바 있다.

이번 지진의 진앙은 첫 강진의 깊이가 땅속 7.2km, 여진은 땅속 20km로 상대적으로 매우 얕은 것이어서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지진은 인접국 이란에서도 느껴졌으며 일부 이란 도시 주민들도 공황 상태에 빠져들 정도로 강력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이스라엘은 지진 발생 직후 특별부대 파견 등 즉각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동영상=‘아비규환’ 터키 7.2 강진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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