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카다피 ‘反인류범죄’ 체포영장 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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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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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남도 포함… 현직 국가원수론 두번째
실제 체포는 어려워… 국제사회 의지표명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부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사진)에 대한 체포영장을 27일 발부했다. ICC의 산지 모나겡 재판관은 이날 “카다피는 리비아 정부 및 보안군을 절대적으로 통치하면서 민간인들의 시위 진압을 주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카다피와 함께 그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과 압둘라 알세누시 정보국장의 영장도 발부됐다. 앞서 ICC 루이스 모레노오캄포 수석검사는 지난달 이 세 명에 대해 “비무장 민간인을 공격할 것을 명령했고 (명령을 받은) 친위부대는 저격수를 배치해 기도를 마치고 이슬람 사원에서 나오는 민간인을 사살했다”며 반인류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ICC의 이 같은 결정이 당장 카다피의 신병 확보로 이어지기보다는 국제사회의 단죄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자체 경찰력을 갖고 있지 않은 ICC는 체포영장을 해당 국가에 발송해 용의자 검거를 요청할 수 있지만 아직 최고통치자 자리에서 버티고 있는 카다피가 소환에 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현직 국가원수에 대한 ICC의 체포영장 발부는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알바시르 대통령은 다르푸르 내전과 관련한 전쟁범죄 혐의 등으로 2009년 ICC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이달 말 중국을 방문키로 하는 등 수배에 아랑곳하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체포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벵가지의 반군과 시민들은 경적을 울리고 축포를 쏘면서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은 “이번 영장 발부는 카다피가 왜 합법적인 권력을 잃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아직도 무자비하게 국민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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