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 제2의 9·11테러 모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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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BI, 은신처 자료 분석10주년되는 올해 9월 11일 美열차 계곡 추락 노려

오사마 빈라덴이 2001년 일어난 9·11테러 10주년에 맞춰 미국 내에서 열차 테러를 벌이려고 계획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빈라덴이 은신 시절 단지 알카에다의 정신적 지도자에 머문 게 아니라 최근까지도 대규모 테러를 기획한 기획자였음이 확인됐다.

미 국토안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5일 경찰 등 법집행기관에 빈라덴이 9·11테러 10주년을 기념하는 열차 테러 음모를 지난해 2월 세웠다며 대테러 보안을 더욱 강화하라는 경고문을 내려보냈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이 2일 새벽(파키스탄 현지 시간) 아보타바드 저택을 기습할 당시 압수한 증거물을 FBI가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빈라덴은 은신처 아보타바드에서 자신이 만든 테러 네트워크 조직과 정기적으로 연락하면서 테러 계획을 총지휘했다. 지난해 2월 공책에 수기로 작성한 문서에는 선로를 훼손해 열차를 탈선시켜 통째로 계곡이나 다리 밑으로 떨어지게 한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테러 시기는 미국인의 이동이 많은 크리스마스나 새해 첫날,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날, 9·11테러 10주년인 9월 11일 등이 검토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 당시 알카에다는 최신식 열차의 경우 객차마다 제동장치가 설치돼 있어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는 열차를 선로에서 벗어나게 할 순 있지만 완전히 탈선시키는 것은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테러 모의가 오간 것이다. 결국 이 계획은 최종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안보부 산하 교통안전청(TSA)은 5일 법집행기관에 보낸 경고문에서 “지난해 2월 알카에다의 열차 테러 계획이 마련된 뒤 테러 계획에 진전이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공공장소 보안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지만 테러 경보는 발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군 특수부대가 압수한 또 다른 자료는 알카에다가 미국 주요 도시에서 기념일과 휴일을 기해 대규모 테러를 강행할 것이라는 계획을 담고 있다. 또 알카에다가 기획하던 여러 테러와 관련된 웹사이트 주소와 도식도 포함돼 있다고 정보 당국자는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미 정보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빈라덴은 알카에다의 정신적 지도자에 머무르지 않고 테러 음모를 꾸미고, 테러 목표물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놓을 뿐만 아니라 다른 알카에다 지도자들과 테러 아이디어를 교환하면서 적극적으로 테러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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