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또 오바마에 ‘하소연 편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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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들, 리비아 공습을 중단해달라”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공습을 중단해 달라”고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다.

카다피는 평소 오바마 대통령을 ‘나의 친구’, ‘나의 아들’, ‘나의 사랑’이라고 칭하면서 ‘각별한 애정’을 표현해 왔다. 지난달 19일에도 편지를 보내 “양국이 전쟁을 하더라도 당신은 내 아들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카다피는 5일 자신을 ‘혁명지도자’라고 소개하면서 ‘나의 아들, 미국 오바마 대통령 각하’를 수신인으로 한 3쪽짜리 영문 편지를 보냈다. 카다피는 “나토는 개발도상국 국민을 상대로 부당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세계 평화와 양국 국민의 우의를 위해, 또 대(對)테러 안보협력을 위해, 나토가 리비아에서 손을 떼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당신의 행동과 언사로 우리가 비록 아픔을 겪고 있지만 그럼에도 당신은 항상 우리의 아들로 남아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해 계속 미국 대통령으로 남아 있길 기원한다”고도 덧붙였다. 편지에는 비문과 철자 오류가 많은 데다 특유의 장황하고 과장된 표현이 다수 섞여 있어 카다피가 직접 썼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백악관 제이 카니 대변인은 “카다피의 편지를 받았다”고 확인하면서도 “우리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그를 판단할 것”이라며 공습 중단 요청을 일축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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