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인의 자살 이유, 이 고민 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3일 16시 01분


코멘트
일본인의 자살 원인 가운데 '취업 실패'와 '육아 문제'에 대한 고민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경찰청이 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한 해 동안 자살한 사람은 3만1690명으로 2009년과 비교해 3.5% 줄었다. 아사히신문은 13년 연속으로 일본의 자살인구가 3만명을 넘었지만 9년 만에 3만1000명대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남녀별 비교에선 남성이 약 70%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령별로는 50대의 자살인구가 5959명으로 2009년과 비교해 8% 줄며 감소세가 두드러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유족들을 통해 자살의 원인이나 동기가 드러난 경우는 전체 가운데 약 70%였으며 △건강문제 47% △경제문제 및 생활고 22% △가정문제 14% △직장문제 8% △남녀문제 3% 순으로 조사됐다.

자살 원인 및 동기를 항목별로 살펴보면 '경제문제 및 생활고'는 2009년 대비 11%나 줄었다. 세부 항목에선 '채무'와 '사업실패'가 차지하는 비중이 20%가량 감소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실시한 융자지원이나 채무 상담 등이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그러나 '취업 실패'는 20%나 증가해 일본의 취업 문제가 심각한 현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특히 취업을 한창 준비하는 학생들이 이 같은 문제로 고민하다 자살한 수는 2007년과 비교해 3.3배나 늘어난 53명으로 조사됐다.

'가정문제' 역시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2009년과 비교하면 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항목별 조사에선 '육아 문제'가 157명으로 2009년에 비해 44%나 증가했다.

이는 최근 일본에서 친부모, 양부모에 의한 자녀 폭행이나 살인 등 잇따르는 아동학대 사건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젊은 세대 부모가 자녀 양육에 대한 책임과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자살이나 아동학대 같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이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