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이집트사태 관련 美 속내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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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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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사진)이 이집트 시위 사태와 관련한 ‘근본 질문’ 3개에 답을 내놨다. 이번 사태를 보는 미국의 생각과 입장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다. 6일 미국공영라디오(NPR)와의 인터뷰에서다. 》
―미국이 중동정책의 새판 짜기를 시작했는가. 이른바 ‘뉴 미들이스트 폴리시’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중동의 질서를 떠받쳐 온 근본이 모래 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표현하자면 ‘퍼펙트 스톰’(최대 규모의 피해를 낼 수 있는 자연재해)이다. 미국의 국익과 안보를 지켜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대통령과 내가 하는 일이다. 우리의 기준에 맞지 않는 정권을 50년 동안 지원한 경우도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물론 그렇다’고 답할 수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미국이 승인할 수 없는 국가와 관계를 가져왔고 현재도 그렇다. 그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현실이다.

―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지명한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 카드를 지지했나?

“나와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이 최근 며칠 동안 술레이만 부통령과 수많은 대화를 나눴다. 우리가 (질서 있고 신속한 전환을 위한) 확고한 조치와 시간표를 요구했을 때 그 약속이 지켜질 것이라는 확실한 보장을 받았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집트의 운명과 미래는 이집트인의 손에 달려 있다. 미국은 조정자(arbiter)가 아니다. 물론 그것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약간의 절차가 필요하며 그 민주적 절차를 시험해 보려는 욕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지켜볼 것이며 미국은 민주적 절차를 지지한다.”

―미국이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신속하고 질서 있는 전환을 이뤄내는 방법에 대해 이집트 정부 내에서는 물론 이집트인들 사이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다. 예를 들어 무바라크 대통령이 사임하면 이집트 헌법상 60일 내에 선거가 치러져야 하는데 이는 누구에게도 충분한 시간을 주지 못한다. 이는 친정부적인 생각을 대변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반정부적인 인사들도 이야기하는 것이다. 나는 특정인을 위한 어떤 견해를 밝히는 것이 아니며 이집트 헌법 전문가도 아니다. 다시 한 번 미국이 견지하고 있는 원칙을 강조하고 싶다. 그것은 △비폭력 평화시위 △투명하고 신속한 전환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의 실현이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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