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추가 폭로 “러시아는 사실상 마피아 국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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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정치권력과 조직범죄단체가 손잡은 사실상의 마피아국가다.”

올해 2월 스페인 주재 미국대사관이 본국에 보낸 외교전문에서 러시아를 이같이 묘사한 사실이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세상에 드러났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양국이 핵무기 감축에 합의하는 등 신(新)데탕트 바람이 불고 있지만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인 인식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1일 미국이 러시아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에게 권력이 집중된, 부패하고 독재적인 도둑정치체제’로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 러시아는 마피아국가

공개된 전문에 따르면 호세 곤살레스 스페인 검사는 올 1월 미국 외교관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 정부의 활동과 조직범죄단체의 활동을 구별할 수 없다”며 “러시아는 사실상 마피아국가”라고 밝혔다. 곤살레스 검사는 지난 10여 년간 스페인 내 러시아 조직범죄를 수사해 60여 명을 체포한 인물이다.

전문은 러시아에서 무기밀매, 돈세탁, 뇌물수수, 범죄조직 비호, 착복 등 각종 불법행위가 자행되고 있으며 러시아에서 오가는 뇌물만 해도 연간 3000억 달러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전문은 또 푸틴 총리 역시 대통령 재임 중 불법자금을 축재한 것으로 비난받고 있다며 많은 소식통은 그 자금이 해외에 숨겨져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총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외교전문 공개를 맹비난하며 “미국은 러시아 내정에 쓸데없이 참견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전문은 러시아 정부가 정부 차원에서 진행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작전을 수행할 때 마피아를 활용하고 있으며 러시아 정부는 반대급부로 마피아 두목들에게 정치적 특권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터키 총리도 부패


미국 외교전문은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와 그 일가를 부패한 가족이라고 기술했다. 터키 주재 미국 대사는 2004년 12월 본국에 보낸 이 전문에서 “두 사람의 정보제공자로부터 에르도안 총리가 스위스 은행에 8개의 계좌를 갖고 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총리는 전문이 공개된 뒤 “해당 외교관이 나를 중상모략하고 있다. 주장이 사실이면 사임할 것”이라며 자신이 스위스 계좌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 외교관을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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