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부터 8년간 재임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회고록 ‘결정의 순간들(Decision Points)’이 9일 공식 출간되면서 많은 얘깃거리를 양산하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번 회고록을 통해 역사적 일화를 공개하고 세계 주요 지도자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비교적 솔직하게 소개했다. 반면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망상의 순간들(Delusion Points)’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회고록 내용을 비판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부시 전 대통령은 2003년 2월 장쩌민(江澤民) 당시 중국 국가주석에게 “우리가 이(북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지 못하면 북한에 대한 군사적 공습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2002년 10월 장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제기하며 공동대응을 요청했지만 장 주석이 사실상 거부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2003년 1월 장 주석에게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이 계속되면 일본의 핵무기 개발을 멈추도록 할 수가 없다”고 다른 논리를 펼치며 압박했다고 덧붙였다.
주요 지도자에 대한 평가도 눈길을 끈다.
부시 전 대통령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성질을 부리며 음식을 집어던지는 사람으로 묘사했다. 그는 자신의 두 딸이 어릴 적 관심을 끌기 위해 음식을 던졌던 사실을 거론하며 “김정일은 나에게 아이 키우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2006년 7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사실을 지적하며 “김정일이 다시 음식을 던졌다. 김정일은 세계의 관심이 이란에 집중된 것을 보고 관심을 끌기 위해 그 일을 한 것이라는 게 나의 이론”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부시 전 대통령은 △중국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분석적이고 흥분을 하지 않으며 실용적인 지도자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세계무대에서 가장 친한 친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때때로 건방지고 멋지지만 항상 거친 지도자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은 세계의 다른 지도자들을 가르치려는 사람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이라크전쟁 개시 전 미국에 군사적 지원을 약속했다가 이후 이라크전을 비난한 인물로 각각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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