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추가제재 조치]‘대북제재 투톱’ 아인혼-레비 공동 브리핑

동아일보 입력 2010-09-01 03:00수정 2010-09-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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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불법 도우면 어느 국가의 기관-개인이든 제재대상 될것” 《지난달 30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재무부 청사 4층 기자회견장. 대북 제재를 총괄하는 쌍두마차인 국무부의 로버트 아인혼 북한·이란제재 조정관(차관급)과 스튜어트 레비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6월 아인혼 조정관이 대북제재 전담반을 이끌기 시작한 뒤 2개월 반 동안 공들여 온 제재 조치를 발표하는 순간이었다.》

2000년대 초반 북한과의 미사일 협상을 이끌었던 아인혼 조정관과 2005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북한 계좌 동결을 전담했던 레비 차관은 북한이 가장 아파하는 곳이 어딘지를 잘 아는 대북제재 전문가로 불린다.

40분가량 진행된 이날 브리핑에서 아인혼 조정관은 잔잔하지만 단호한 특유의 어조로 “오늘 발표한 제재 조치는 ‘악행에는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북한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뒤 “오늘의 조치는 북한 지도자들의 행동을 겨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지속적으로 도발을 한다면 오늘 내놓은 것과 같은 제재 조치는 계속될 것이고 오히려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2004년 7월 이후 북한과 이란 제재를 책임지고 있는 레비 차관은 “북한이 불법행위를 정권 차원에서 광범위하게 자행하며 벌어들인 현금이 북한의 파괴적인 행동의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레비 차관은 “오늘 추가로 금융제재 대상자 명단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그들이 미국의 금융 시스템에 원천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추방해 버릴 것”이라며 “북한의 모든 불법행위는 전 세계 모든 은행과 기업들로부터 더욱 엄밀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비 차관은 BDA은행을 통한 대북제재를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연임됐다. 그는 이번 대북제재 행정명령이 확실하게 북한의 불법행위를 차단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의 동참을 확신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했고 기자들의 질문에도 시종 여유 있는 표정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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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발표한 행정명령에 따른 제재 대상은 어디까지인가.

▽레비 차관=이번 행정명령의 효력 범위는 적용 대상 범위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 명령에서 지정한 불법행위에 연루된 단체나 개인을 미국인이나 미국 내 거주자에 국한하지 않았다. 제재 리스트에 오른 북한 기관 및 개인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이나 개인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전 세계 어디에 있건 북한과 불법행위를 하는 기업이나 개인을 제재 대상에 올릴 수 있는 강력한 법이 될 수도 있다.

―추가적인 조치가 나올 수 있나.

▽레비 차관=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첫 번째 제재 대상자 그룹(first set of designation)을 밝힌 것이다. 행정명령에 적시된 위법행위에 연루될 경우 미국 정부는 언제든 추가로 제재 대상자를 밝힐 것이다. 북한과의 거래는 합법적인 부분과 불법적인 부분의 경계가 거의 불분명하다. 국제사회는 북한과의 거래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잘 알고 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이 제재 발표에 영향을 미쳤나.

▽아인혼 조정관=카터 전 대통령의 인도적 차원의 임무 수행은 이번 행정명령 발표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7월 21일 서울에서 새로운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정보를 수집해 자료를 취합하고 부처 간 조정작업을 거친 뒤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좀 복잡한 문제였다.

―노동당 39호실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것은 상징적인 조치인가.

▽레비 차관=실질적인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39호실은 마약 밀매, 북한 엘리트들을 위한 자금 관리 등 이번 행정명령에 포함된 불법행위를 많이 해온 곳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노동당 39호실에 어떤 물적 지원을 하거나 거래를 할 경우 미국인이 아닌 누구라도 미국의 잠재적 제재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전 세계가 북한의 불법행위를 걱정하고 있다.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 북한과의 불법거래에 관련이 될 경우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자로 지정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하겠다. 이번 조치가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

―중국과의 협의는 어떻게 됐나.

▽아인혼 조정관=오늘 행정명령 발표 이전에 추가 제재 조치에 대해 사전 통보해 줬다.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중국을 방문할 것이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며 핵확산금지조약의 중요한 협력자다.

―대북제재의 최종 지향점은 어디인가.

▽아인혼 조정관=북한 지도부의 행동을 바꾸고자 하는 것이다. 호전적 태도를 버리고 국제사회의 의무에 따라 행동하는 한편 2005년 9·19 공동성명에 따라 비핵화 의무를 지키라는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북-미 관계 정상화의 길이 열리고 현재의 정전 상태를 대체하는 평화조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오바마 행정부의 일관된 대북정책이다. 제재를 철회할 용의는 있다. 하지만 먼저 북한이 행동으로 증명하라는 것이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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