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戰 ‘美 역사상 가장 긴 전쟁’ 불명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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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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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7일로 개전 104개월…‘103개월 베트남戰’ 기록 깨

2001년 미국 뉴욕 9·11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시작한 아프가니스탄전쟁은 개전 3개월 만에 탈레반 세력 축출해 성공했고 전쟁도 끝난 듯 보였다. 하지만 2001년 10월 7일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기치 아래 시작된 전쟁은 다음달 7일로 104개월을 맞게 된다. 동시에 아프간전쟁은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으로 기록되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탈레반은 오히려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지역과 아프간-파키스탄 접경지역 등에서 세를 확장하고 있고 자칫 끝없는 전쟁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역대 최장 전쟁은 베트남전쟁이었다. 미국 하원이 1964년 8월 7일 이른바 ‘통킹 만 결의안’을 통과시켜 북베트남에 선전포고를 하면서 전쟁이 시작됐다. 전쟁은 1973년 3월 마지막 미 지상군이 철수한 날까지 103개월간 계속됐다. 세 번째로 긴 전쟁은 2003년 3월 시작돼 현재 86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이라크전쟁. 영국 식민지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며 벌였던 독립전쟁은 81개월간, 노예제 폐지 등과 관련해 벌어졌던 남북전쟁은 48개월간 이어졌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까지는 44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전사자의 수는 사뭇 다르다. 아프간전의 미군 전사자는 28일 현재 1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베트남전쟁 사망자 5만8209명은 물론이고 이라크전 사망자 4391명보에 비해서도 훨씬 적은 수다. 미군이 참여한 전쟁 중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난 전쟁은 남북전쟁으로 62만5000여 명이 사망했고, 이어 제2차 세계대전에서 40만5399명이 사망했다.

한편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배치 병력은 22일 기준 9만4000여 명으로 이라크 주둔 병력 9만2000여 명을 추월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아프간전쟁에서 결정적인 승기를 잡기 위해 올해 상반기 3만 명의 미군 병력 증파를 마칠 계획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7월부터 미군을 단계적으로 철군한다는 출구전략도 제시한 상태다. 오바마 대통령은 27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공격하려는 극단주의 세력을 붕괴시키는 것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과제”라며 아프간전을 중도에 끝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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